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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션 메신저]비와 패션의 함수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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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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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장마는 변덕이 심하다. 종일 비가 오는 것도, 그렇다고 불볕더위가 계속되는 것도 아니니, 우산을 들었다 놓았다, 이걸 입어야하나 저걸 입어야 하나, 번거롭고 불편하다.

일반적으로 장마가 계속되면 건강한 사람도 기분이 우울해진다. 장마철에는 일조량이 적어 멜라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의 분비가 줄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생체리듬을 조절하고, 밤에 휴식을 취하게 해주며 염증과 노화를 막고 우울증 치료에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울증이 아니어도 장마철에 가장 불편한 것은 '빗물'이다. 그래서 개발된 것이 방수가공이다.

영국은 변덕쟁이 날씨 때문에 옛날부터 우산이나 고무 비옷을 들고 다니는 불편을 일찍이 해결해야만 했다. 토마스 버버리(Thomas Burberry)는 빗물이 잘 스미지 않는 직물 개발에 매달려 1888년, 급경사(사문직)의 촘촘한 면직물(Gaberdin) 개발에 성공했다. 이 개버딘은 가볍고 비가 새지 않아 우산이나 텐트, 그리고 코트로 애용됐다. 왕실에서는 물론 탐험가 아문젠도 입고 탐험에 나섰으며, 탐험성공(1911년)을 동료 탐험가에게 알리기 위해 남극에 버버리 개버딘 텐트를 두고 온 일화도 유명하다.

1차 세계대전 때는 버버리코트에 수류탄과 지도, 탄약 같은 물건들을 넣은 가방을 갖고 다닐 수 있도록 D형 고리도 달고 쌍안경 등을 고정 시키기 위해 어깨 견장도 추가했다. 오른쪽 가슴에 장총의 개머리판이 닿아 원단이 마모되는 것을 막도록 덧단을 대기도 했다. 버버리 코트에 여러장식이 붙게 된 배경이다. 50만벌을 군복으로 납품했다. 2차대전 때도 참호(trenchy)속에서 눈,비로부터 인체를 보호하는 옷을 만들어, 트렌치코트가 탄생하게 되었다. 이후 발전에 발전을 거듭하며 버버리는 '코트'를 대표하는 오늘의 명품이 되었다.
그 당시 개버딘이 획기적인 것이긴 하였지만 완전방수가 아니어서, 사람들은 더욱 완벽하면서도 인체의 수분이 발산되는 투습방수 소재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 투습방수란 0.0004㎛ 직경인 기체 상태의 땀은 외부로 발산하되, 외부로부터 100~3000㎛ 직경의 빗방울은 못들어오는, 약 0.5~3㎛ 크기의 미세기공을 갖도록 하는 것이다. 이 같은 개발이 196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후 내세탁성, 유연한 촉감, 경량화 등의 기능과 쾌적성까지, 향상에 향상을 거듭해 오고 있다.

현대인은 복잡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며 살고 있다. 멜라토닌의 분비량과 상관없이 우울증의 위험이 높다. 비가 온다하여 단순히 빗물을 막는 옷으로 우울함까지 다 해결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독일의 색채심리학자 에바 헬러는 색을 통해 느끼는 감정과 영향 등을 조사 분석하였다. 그 결과를 한마디로 요약하기 어렵지만, 파랑은 사람들이 가장 좋아하는 색, 평화, 빨강은 열정과 환희, 노랑은 육체적인 사랑과 질투, 녹색은 생명과 번영, 젊음, 주황은 삶의 기쁨과 자유분방, 보라는 권력과 아름다운 죄, 분홍은 에로스와 애교, 금색은 빛과 사치, 은색은 영원한 2등, 갈색은 편안과 가난, 회색은 노년과 망각, 흰색은 진실, 순결, 슬픔, 검정은 증오와 거짓의 색이라고 분석했다.

장마철의 옷차림에 이 같은 색채의 이미지까지를 활용해보는 것도 스스로를 표현하는 아이디어다. 삶의 활력이 될 수도 있다.



송명견 동덕여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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