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부. '정치적'이란 말이 있다. '정치'와 '정치적'이란 말은 명사가 형용사로 바뀐 점 이외에도 의미상의 차이가 있는 것처럼 보인다. '정치적'이란 말에는 '진정하지 않은' 혹은 '상황이나 여건, 혹은 사회적 역학 등을 고려한'이라는 의미가 숨어있다. 정치적인 발언은 진심이나 진실을 담은 것이 아닌, 가식적인 발언이란 의미가 숨어있다. 여하튼, 정치부는 '정치적'이란 말을 새끼 치고 있으니 대우받는 부서라 할 만하다. 사회부. '사회적'이란 말이 있다. 사회적이란 말은 비교적 중립적이다. 사교적이란 말로 쓰일 때도 있다.
산업부. 산업적이란 말은 좀 낯설다. 유통팀. 유통적이란 말도 좀 그렇다. 건설부. 건설적이란 말은 존재한다. 건설과 '건설적인'은 상당히 다른 의미를 품고 있다. 이때 '건설적인'은 '생산적인'이란 말과 의미가 통한다. 어떻게 이런 말이 생겨났는지 신기하다. 부동산팀은 아직 새끼를 치지 못했다. 증권부. '증권적'이란 말은 없다. 문화부. '문화적인', 굉장히 호감이 높아지는 말이다. 문화적인 생활, 문화적인 사람, 칭찬이다. '문화적'이란 말이 칭찬이 되는 현상에는, 문화 빈곤 사회의 그림자가 보인다. 문화를 누리는 일은 특별한 일이며, 특별한 사람들의 일이라는 생각이 저런 말을 만들었으리라.
국제부. '국제적', 이건 몹시 대접받고 있는 말이며 갈수록 각광받을 것 같은 말이다. 지방부, 혹은 전국부. 지방적이란 말은 없지만 전국적이란 말은 있다. 어떤 현상을 과장하고 싶을 때 자주 쓰는 말이다. 전국적이란 말에는 중앙정부의 관점이 존재한다. 열외 없는 전체주의가 서성거리기도 한다. 요즘은 메트로팀이나 내셔널팀이 만들어지기도 하는데 파생어까진 엄두를 못 낸다. 체육부. 스포츠부. 있음 직한데 왜 '체육적'이란 말은 없을까. '교육적'이란 말은 있는데 말이다. 골프팀. 골프적이란 말이 나오려면 전 국민이 샷을 좀 더 휘둘러야 할 것이다. 교정부 혹은 교열부. 교정적이란 말도 없고 교열적이란 말도 없다. 편집부. 편집적이란 말은 없다. 다만 편집광적이란 말은 있는데, 가끔 편집기자들이 자신들이 미쳐있는 일에 대해 허무감을 표현할 때 쓰는 말이기도 하다. 물론 한자는 다르다.
빈섬 이상국 편집부장ㆍ시인 isomi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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