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불안하고 답답하겠지만 여유를 가지고 경기에 뛸 수 있는 팀을 찾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홍명보 축구 A대표팀 감독이 팀 내 입지 문제로 고심하고 있는 박주영(아스널)과 기성용(스완지시티)을 향해 애정 어린 조언을 건넸다.
이미 예견된 결과나 다름없었다. 박주영은 스페인 셀타 비고에서 임대 생활을 마치고 아스널로 복귀했으나 설 자리를 잃고 사실상 전력 외 선수로 분류됐다. 프리시즌은 물론 정규리그 개막 이후로도 좀처럼 출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이적 시장이 막바지에 다다랐지만 아직까지 거취 문제는 불투명한 상황이다.
답답하긴 기성용도 마찬가지다.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예선과 정규리그를 포함, 올 시즌 스완지시티가 치른 5경기 가운데 3경기에 결장했다. 나머지 역시 교체 출전에 그쳐 뚜렷한 인상을 남기지 못했다. 그 사이 팀 내 불화설과 선덜랜드, 에버튼 등 타 구단 이적설까지 불거져 어수선한 분위기다.
당초 소신을 지킨 홍 감독은 그러나 이들에 대한 남다른 기대만큼은 숨기지 않았다. 그는 "박주영과 기성용은 한국 축구의 중요한 자산이고 그동안 많은 역할을 했다"며 "누구보다 본인들이 큰 고통 속에 살고 있는 만큼 당장 부진하다고 비난할 필요는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어 "가장 중요한 건 경기에 나갈 수 있는 팀을 찾는 것"이라며 "불안하고 답답하겠지만 조급해하지 말고 본인과 한국 축구를 위해 도움이 될 수 있는 방향을 선택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최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논란으로 A대표팀에 물의를 일으킨 기성용에 대해선 진심어린 충고를 덧붙였다. 홍 감독은 "기성용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시기임은 분명하지만 경기에 뛰지 못하는 선수를 선발하지 않는다는 원칙은 모두에게 동일하게 적용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SNS 문제는 본인이 충분히 염두에 두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기량이 검증된 자원이라도 힘든 환경에서 향후 행보를 좀 더 지켜봐야할 필요가 있다"며 분발을 당부했다.
김흥순 기자 sport@
정재훈 사진기자 ro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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