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월까지 계획수립, KB금융과 메가뱅크 가능성도..그룹 내부 '초고속' 우려 목소리
22일 금융권에 따르면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내면서 이 문제가 정권 초기의 주요 이슈로 급부상했다. 신제윤 금융위원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위원장직을 걸고 이를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신 위원장이 제시한 우리금융 회장 인선의 기준은 명확하다. "매각을 빨리 할 수 있는 사람"이다. 정부는 예보를 통해 우리금융 지분 56.97%를 가지고 있다. 게다가 우리금융 지분 매각이 '메가뱅크' 방식이 될 경우 KB금융지주가 우리금융을 인수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어 차기 KB금융의 회장이 누가 될지도 관심사다.
하지만 우리금융 내부는 뒤숭숭한 분위기다. 민영화를 이끌 차기회장 인선 작업은 이르면 이번 주부터 시작된다. 오는 23일 이사회가 열리고, 여기서 회장후보추천위원회가 구성되면 차기 회장 선임 작업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조직논리로 보면 최고의 시너지가 날 수 있는 방법이 우선인데 빨리 파는 것이 과연 최선일까 하는 의문은 든다"고 말했다.
우리금융이나 우리은행 내부에선 일부 임원들이 회장으로 유력한 인사에게 줄을 대고 있다는 소문도 무성하다. 이해관계가 맞는 사람을 추대하는 편 가르기 움직임도 있다. 노골적으로 "000는 안된다" "000가 적격"이라는 얘기도 나온다. 우리금융의 직원은 현재 160여명이지만 우리은행으로 확대하면 1만5000명에 달하고 이중 본부 부장을 포함한 지점장급은 1500여명이다. 회장이 바뀌면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을 수 있는 자리가 2000여개다. KB금융과 합병되는 메가뱅크 방식이라면 지점 수만 2000여 개에 달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차기회장이 누가 되는가에 따라) 운명이 정해질 것을 생각하니 마음이 어수선하다"고 털어놨다.
김철현 기자 kc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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