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컨대 독자들이 받아보는 이 신문을 만드는 '아경(아시아경제)의 8경'을 꼽는다면 무엇을 들 수 있을까. 그 제1경은 자신을 깨우면서 또 세상을 깨우는 편집국의 새벽이다. 힘겨운 기상이지만 새벽의 순정한 기운이 보상처럼 주어진다. 제2경은 미명, 여명의 시간에 만나는 도시의 풍경들, '또 다른 세계'를 발견함이다.
이윽고 긴장은 정점에 달하며 어느 순간 일시에 분출하더니 일순 화창한 날씨로 바뀐다. 이 극적인 대반전이 제4경이다. 오후 6시, 오늘의 마지막이자 내일의 시작, 아침을 누구보다 일찍 맞듯 다음 날을 앞당겨 맞는 것이니, 이것이 제5경이다. 그리고 밤새 꺼지지 않는 편집국의 불빛, 충무로의 한 귀퉁이에서 세계를 지켜보는 오관이 되는 셈인데, 그것이 제6경이다. 50대 국장에게 20대 수습기자가 '님'자를 붙이지 않고 부르는 곳, 그렇게 수평적 관계로 만나(려하)는 관계, 그것이 제7경이다.
어제의 신문처럼 처량한 게 또 있을까. 찰나처럼 만개했다가 후두둑 떨어지는 동백꽃처럼 신문이란 매일 소멸하는 운명이다. 그러나 그 짧은 생이 하나의 역사로, 결국 영원으로 이어지는 것, 그 비경(秘景)이 마지막 제8경이다.
이명재 사회문화부장 pro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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