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흥순 기자]한국 축구의 현재와 미래를 고민하는 현장 지도자들의 토론회가 열렸다.
초·중·고 대학 및 K리그 일부 축구 지도자로 구성된 한국축구사회는 30일 서울 당산동 그랜드컨벤션센터에서 '한국 축구, 현재와 미래'를 주제로 300인 원탁토론을 진행했다. 참가자 전원이 테이블 별로 토론을 거친 뒤 즉석에서 의견을 투표하는 국내 스포츠 사상 최초의 토론회 방식이라는 의미를 담았다.
일선 지도자들은 제1토론 주제인 '축구 지도자로서 가장 힘든 점'을 묻는 질문에 '낮은 처우와 비정규직에 따른 불안감'을 첫 손으로 꼽았다. 투표 참가자 가운데 46%의 지지를 받았다. 고등학교 축구 감독 A씨는 "비정규직이다보니 학교 정책에 관여할 수 없다. 선수들한테 불이익이 생겨도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까운 경우가 많았다"라고 토로했다.
초등학교 코치로 재직 중인 B씨는 "대다수 초등 지도자들은 단순히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그치지 않는다. 24시간 숙소를 지키고 버스 운전 등을 병행해야 한다"며 "적은 급여에 상당히 많은 일을 책임지고 있다. 특히 1종 운전면허는 반드시 소지해야 한다"라고 씁쓸한 현실을 지적했다.
지도자들은 2부 토론 주제인 '한국 축구 발전을 위한 선결사항' 가운데 축구행정 개혁이 시급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특히 투표자 75%가 축구협회와 연맹의 인식전환을 요구했다. 학연, 지연, 판정 문제 등을 바꿔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이어 학원축구 대책마련(8%)과 지도자 비전 제시(7%) 등이 뒤를 이었다.
토론회에 참석한 박항서 상주 상무 감독은 "학원 스포츠의 어려움과 축구 현장의 열악한 환경을 느낄 수 있는 자리였다"며 "처음 경험해본 토론회 방식이 상당히 획기적인 것 같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한국축구사회는 이날 토론회 결과와 사전 조사 내용을 백서로 만들어 축구 현장에 반영할 예정이다.
김흥순 기자 spor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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