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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히타치, 홀로 잘나가는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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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백종민 기자] 일본 전자업계의 마지막 희망인 히타치(日立)가 오는 12월 중순 인도에서 이사회를 연다. 히타치가 해외에서 이사회를 여는 것은 창업 102년만에 처음이다. 가와무라 다카시(川村隆) 회장, 나카니시 히로아키(中西宏明) 사장(66) 등 이사 13명 전원이 인도 뉴델리에 모이는 것이다.

나카니시는 이사회 이후 기자회견에서 히타치의 인도 사업 전략에 대해 설명할 예정이다. 여기에서 히타치가 인도에 어느 정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지 공개하게 된다. 최근 히타치가 영국 원전업체 호라이즌뉴클리어파워를 인수한 것도 변화 모색의 일환이다. 히타치는 지난해 후쿠시마(福島) 제1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 반(反)원전 움직임이 일자 해외 원전 사업 확대를 추진해왔다.
이처럼 파격적인 히타치의 행보는 파나소닉ㆍ샤프 등이 일본 시장에 안주하다 좌초 위기를 맞은 상황에서 히타치가 어떻게 해야 살아남을 수 있는지 보여준 좋은 예다. 히타치는 밥솥ㆍTV를 만들지만 원전 기술도 보유한 업체다.

지난 3년 동안 사업 구조개혁에 매달려온 히타치가 내로라하는 미국ㆍ유럽 기업들이 우글대는 해외 인프라 시장에서 출사표를 던진 것은 결국 살아남기 위해서다. 지난해 히타치의 해외 매출 비중은 40%선이다. 히타치는 이를 2~3년 안에 50% 이상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일본 언론들은 해외 인프라 사업이 나카니시 체제의 진가를 확인하는 시험대가 될 것으로 본다.

히타치가 해외로 눈 돌린 것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다. 2008 회계연도에 7873억엔의 사상 최대 적자를 기록한 히타치는 인프라 사업으로 선회했다. 해외 시장 공략을 진두지휘하는 이가 나카니시다.
나카니시는 사장 취임 전 미국과 유럽의 히타치 현지 법인을 관장했다. 그는 자기보다 "히타치에 대해 잘 아는 사람이 없다"고 자신하며 굵직굵직한 변화를 이끌어냈다.
히타치는 지난 4월 과감한 비용절감안을 발표했다. 인건비, 자재구입비 등 연간 9조엔(약 124조원)에 이르는 비용을 오는 2015년까지 5% 줄여 인프라와 해외 정보통신 사업으로 돌리는 게 목표다. 아울러 외국인을 고용하고 직원들에게 외국어 교육을 장려하는 등 글로벌 기업으로 변하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한국ㆍ중국 기업들과 경쟁하려면 비용축소가 필수적이다. 경쟁에서 이기는 데는 기술력 말고 가격도 중요하다. 한국이나 중국 기업들은 히타치보다 30% 정도 낮은 가격에 입찰하고 있다. 가격 경쟁력이 없으면 수주 가능성은 낮아질 수밖에 없다.

나카니시의 지휘 아래 히타치는 지난해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그러나 이는 하드디스크 부문을 경쟁사 웨스턴 디지털로 넘기고 LCD 사업부를 떼어낸 덕이다. 지난해 대지진 피해 복구 수요로 건설기계 부문이 급성장한 것도 히타치 순익 증대에 크게 기여했다.

이런 일시적 요인을 제외하면 히타치의 매출이익률은 3.6%에 불과하다. 제너럴 일렉트릭(GE)이나 지멘스 같은 경쟁사의 9.6%, 12.4%보다 크게 뒤지는 것이다. 히타치로서는 그만큼 변화가 절실한 시점이다.



백종민 기자 cinqang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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