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이 주폭인가" 한쪽선 반발, 흡연도 규제 움직임
가천대학교는 최근 학생회가 먼저 나서서 캠퍼스 내 금주 및 금연을 선언했다. 총학생회와 단과대학생회, 동아리연합회, 학군사관후보생(ROTC), 규찰대 등이 지난 12일 'Yes, 가천스타일'이란 제목의 캠페인 발대식을 열었다. 축제를 비롯한 학교 행사에 주점을 열지 않고, 학생회실이나 동아리방 등에도 술을 반입하지 말자는 것이 주내용이다.
부산외국어대도 이번 가을 체육대회부터 교내 음주를 자제하기로 학생 대표와 합의를 했다. 내년 초 개정안이 시행되는 데로 학칙을 개정해 캠퍼스 내 음주에 실질적 페널티도 줄 계획이다.
가장 먼저 금주령을 선포한 한국외국어대는 한바탕 음주 단속으로 진통을 겪고 있다. 한국외대는 지난 달 교내 주점 설치를 금지하고 이를 어기면 장학금을 삭감하기로 한 내용의 '교내 음주문화 개선 선언'을 발표했다. 이에 당장 가을 축제를 준비 중이던 총학생회측이 "이번 방침이 자치권 탄압이며 대학생들을 예비 범죄자 및 주폭으로 규정하고 있다"고 반발했다.
아직 캠퍼스 금주령을 내린 대학은 일부에 불과하지만 내년 4월부터 '국민건강증진법 개정안'이 전면 시행되면 각 대학에서도 이에 맞게 학칙을 바꿔야하는 실정이다. 보건복지부가 지난 달 발표한 개정안에 따르면 앞으로 캠퍼스 내에서는 잔디밭, 동아리방, 기숙사 등에서 술을 마시면 1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주점도 물론 금지된다.
학생들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고명우 서강대 총학생회장은 "학생들의 의사를 묻지 않고 법안을 통해 강압적으로 추진하는 것은 말이 안된다"며 "특히 최근 들어 주폭으로 인한 각종 사건 사고가 많이 발생하니까 정부가 이런 조치를 취한 것으로, 원천적으로 학생들을 범죄자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일부 대학생들은 정부 방침의 항의의 뜻으로 지난 달 25일 보건복지부 청사 앞에서 '삼겹살 파티'를 열며 음주 시위를 하기도 했다. 이 자리에는 40여명의 학생 및 직장인이 참가했다.
'흡연'도 캠퍼스 내 개선해야할 문화로 도마 위에 올랐다. 다만 음주 규제에 대해서는 찬반 논란이 뜨겁지만 흡연에 대해서는 규제 필요성에 대부분 공감하는 모습이다. 중앙대는 서울캠퍼스 내 중앙도서관 인근 등 총 11곳을 흡연구역으로 지정해 학내 금연을 확대할 계획이다. 중앙대 총학생회는 "흡연자와 비흡연자 모두를 배려하는 일인 만큼 학생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요구된다"고 말했다.
고려대도 총학생회에서 공약으로 내걸었던 '흡연부스'를 이달 중 완공할 예정이다. 흡연인구가 많은 안암캠퍼스 중앙광장 앞과 과학도서관 뒤에 총 2대의 부스를 설치해 이 곳에서 담배를 피울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최대 10명까지 들어갈 수 있는 부스에는 공기 청정기, 담배연기집진기가 설치된다.
가천대도 캠퍼스내 담배 연기를 몰아내고자 이달 말까지 모든 건물 실내와 교내 순환버스 정류장, 공원, 광장 등을 금연구역으로 정할 계획도 세웠다. 흡연자들을 위해서는 건물별로 흡연구역을 지정했다가 2015년에는 이마저도 없애고 '금연학교' 지정을 추진한다.
조민서 기자 summ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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