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 등 외신에 따르면 EADS와 BAE시스템즈 양측은 이미 몇 개월 전부터 합병안을 논의해 왔다. 올해 6월 취임한 토머스 엔데르스 EADS 최고경영자(CEO)가 이를 강력히 추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합병법인은 단일 이사회와 경영구조를 가지며 EADS가 지분의 60%를, BAE가 40%를 갖게 될 것으로 보인다.
유럽 각국 정부는 이미 10여년 전부터 법유럽 항공산업의 통합화를 추진해 왔다. 90년대 미국에서 록히드-마틴마리에타, 보잉-맥도널더글러스 등 대형 합병이 이어지자 이에 자극받은 유럽 역시 2000년 주요 방산업체를 모아 EADS를 설립했다. 당시 영국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는 독일 DASA, 스페인 CASA, 프랑스 아에로스파시알-마트라와 함께 초기단계부터 합병을 주도했으나 브리티시에어로스페이스가 이탈리아 마르코니일렉트로닉시스템과 함께 BAE시스템즈로 합병되면서 EADS통합법인에서 중도 하차했다.
그 동안 EADS와 BAE는 유로파이터 개발 프로그램과 미사일분야 세계 2위인 MBDA 설립 등에서 협력해 왔다. EADS는 독일·프랑스·스페인 등 대륙 주요국이 지분을 갖고 있고 BAE는 영국 방위산업의 중핵이다. 리서치업체 에셸론의 사쉬 투사 애널리스트는 “그 동안 미국 방산업계가 통합으로 상당한 힘을 발휘해 온 것에 대한 유럽의 대응”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합병이 이루어지려면 프랑스·독일·영국·미국 당국의 승인을 얻어야 하는데다 민항부분과 군수부문의 비중 조정, 각국간 안보 이해관계 등이 맞물려 있어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 관계자는 “영국의 국가이익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있는지 심층 검토해야 한다”고 단서를 달았다.
한편 짐 맥너니 보잉 최고경영자(CEO)는 12일 워싱턴의 민간 싱크탱크인 외교위원회(CFR) 연설에서 “EADS-BAE 합병은 보잉에 근본적인 위협이 될 사안은 아니며, 양사가 추구하는 민수·방위부문 사업 균형 조정은 이미 보잉이 오래 전부터 해온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를 계기로 전세계 방위산업체간 통합이 본격화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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