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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 칼 빼든 GKL 낙하산 "숫자를 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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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임 1주년 맞은 류화선 GKL 대표
-올 상반기 영업이익 130억원 초과 달성
-'콤프제도' 등 부조리한 50년 관행 개혁
[아시아경제 오주연 기자]"숫자는 거짓말하지 않는다."

외국인 전용카지노 세븐럭을 운영하는 공기업 그랜드코리아레저( GKL )의 류화선 대표가 낙하산 인사 논란이 있을 때마다 되새긴 말이다.
그가 사람들을 만날 때마다 던진 말이 있다. “나더러 낙하산이라고 그러지요? 경영 혁신을 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서 우산이면 어떻고 양산이면 어떻습니까? 사마천이 쓴 사기에 보면 내거불피친 외거불피구(內擧不避親 外擧不避仇)라는 말이 있어요. 안에서 사람을 천거해 쓰되 친척이라 해서 피하지 말고 외부에서 사람을 데려다 쓰되 원수라고 해서 피하지 말라는 거지요. 이를 증명할 수 있는 게 바로 숫자라고 봅니다.”

GKL 대표로 취임한 지 1년. 요즘 그를 낙하산으로 폄훼하는 사람은 없다. 낙하산이라는 비하발언은 숫자가 기록된 그의 성적표로 대신된다.

GKL의 올 상반기 매출액은 273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7억원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더욱 눈에 띈다. 지난해 699억원에서 올해 794억원을 기록해 목표치보다 130억원 초과달성했다. 영업이익 증가액은 95억원으로 매출 증가액의 두 배 수준이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률은 26%에서 29%로 3%포인트 늘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의 배경에는 원칙에 따른 그의 '혁신'이 통했기 때문이다.

류 대표는 최근 기자를 만나 취임 1주년을 맞은 남다른 감회를 털어놨다. “GKL은 공기업이기 이전에 주식회사입니다. 효율을 올리고 생산성을 높여야 해요. 그런데 내부에는 '납작 엎드려 사는 게 최고'라는 사람들도 있어요. 그동안 잘못된 관행을 답습해왔던 제도를 뜯어내고 투명하게 고치려고 했습니다. 이제 성과가 하나씩 숫자로 나타나고 있어요.”

취임 후 류 대표가 가장 힘썼던 것 중 하나가 바로 '콤프제도'다.

GKL은 라스베이거스·마카오 등 전 세계 카지노업계와 마찬가지로 VIP고객에게 전체 기대수익 대비 35% 수준의 콤프를 지급해 왔다. 콤프는 고객의 항공료·숙박비·식음료비와 로스금액에 대한 보상비 등을 총칭하는 것으로 카지노 회계에선 이를 원가개념으로 취급하고 있다.

이전까지 GKL은 지역 마케팅팀별로 팀장에게 재량권을 주고 콤프의 40%(500억원 내외)에 해당하는 비용을 현금카드로 지급해왔다. 사실상 각종 비리의 개연성을 내포하고 있었던 셈이다. 류 대표는 취임하자마자 이 콤프제도에 칼을 댔다.

투명성 확보를 위해 팀별 한도로 운영되던 것을 고객 개인별 적립 포인트제로 전환한 것. 고객 입장에서는 발생 포인트를 본인이 직접 확인할 수 있어 개인별로 원하는 콤프를 지급받아 사용할 수 있게 됐다.

GKL 관계자는 “콤프제도의 개혁은 국내카지노 업계의 50년 적폐를 청산한 것”이라며 “개인별로 지급된 콤프내역 공개는 물론 개인별로 발생되는 콤프 내역까지 실시간으로 공개해 해외 카지노업계에서도 놀라워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평가했다. 과거 비공개·불투명한 콤프제도로 인한 고객 차별대우도 원천 봉쇄됐다는 설명이다.

마케팅 비용도 연간 500억원 내외로 사용되는 현금카드가 현재 연간 30억원 선에서 억제될 정도로 통제가 가능해졌고 덕분에 전체 콤프비용은 외형 신장에도 불구하고 10% 가까이 절약되는 등 영업이익률이 개선됐다.

이런 혁신을 거치면서 가장 힘들었던 것은 외부의 시선이었다.

류 대표는 “경영 혁신을 꾀하다보니 과거 비리·부조리가 드러나게 됐는데 이게 밖에서 볼 때는 마치 지금 일어나고 있는 일처럼 보여 매우 곤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그때마다 일일이 변명하지 않았던 것은 실력과 성과로 보여주겠다는 다짐 때문이었다.

류 대표는 “자리에 연연하지 않겠다”면서 “다만 지금까지 해왔던 GKL의 개혁, 개선을 통해 더 나은 모습으로 발전시켜가겠다”고 말했다.




오주연 기자 moon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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