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에는 ‘레드오션’(red ocean, 치열한 경쟁시장) 업종에 투자해서는 성공하기 어렵다. 과당 경쟁 속에서 서로 피를 흘려야 하는 레드오션 업종에 뛰어든다면 실패할 확률은 더욱 높다. 예를 들어 PC방을 운영하는 점주가 매출 부진을 겪었을 때 선택할 수 있는 카드는 ‘가격 할인’ 정도뿐이다.
하지만 ‘블루오션’(blue ocean, 미개척 시장) 업종은 다르다. 경쟁 강도가 낮고 가격 정책부터 서비스 품질까지 모두 선도하는 입장에 서서 새로운 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 없었던 고객을 개척해야 한다는 점에서 위험도 분명히 있지만, 불황기 속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은 레드오션에 진출하는 것보다 성공 확률은 더욱 높다.
지난 3월, 부산 마린시티에 bbq프리미엄카페를 오픈한 김예지(37)씨 역시 블루오션 업종을 찾아 창업해 큰 성공을 거둔 사례다. 부산대에서 외식산업경영 강사로 활동하는 김 씨는 과당 경쟁 속에 있는 기존 외식 업종으로는 실패 확률이 높다고 판단하고 레스토랑, 카페, 호프 등의 콘셉트를 하나의 매장에 담은 현재 업종을 창업했다. 김 씨는 서울에서 레스토랑을 운영한 경험이 있다.
김 씨는 서울보다 멀티 타입의 카페에 대해 더욱 새롭게 느낄 수 있다고 판단해 부산 마린시티 상권을 선택해 매장을 오픈했다. 마린시티는 부산에서도 유행을 선도하는 중심지로 알려져 있었으므로 이곳 소비자에게 더욱 어필하기 쉽다고 판단했다. 김 씨의 예상은 적중해 현재는 하루 평균 600만원 이상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 씨의 매장이 성공한 이유는 다양한 고객층의 소비 형태를 모두 아우를 수 있다는 점이다. 점심식사 약속, 저녁 술자리, 다과 등의 모임을 모두 소화하고 있는 것. 상황이 이렇다 보니 따로 주 고객층을 꼽지 못할 정도의 다양한 고객이 매장을 방문하고 있다.
특히 주목되는 것은 2인 부부의 매장 방문 비율이 높다는 점이다. 1~2인 가족 비율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 속에서 김 씨의 매장 메뉴는 2인 고객에게 어필할 수 있는 요소가 많아 향후 전망도 밝은 편이다. 약 9000원대 요리 두 가지를 주문하면 포만감을 느낄 정도의 양과 일류 레스토랑급 수준의 맛, 분위기를 제공하고 있다. 김 씨 매장의 매출이 높아지자 차츰 비슷한 매장이 등장하고 있을 정도라고. 김 씨는 향후 1억5000만원~1억8000만원가량의 월 매출을 올린다는 계획이다.
블루오션 업종의 중요성은 특히 업종 포화 상태인 외식업 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창업 시장은 일종의 제로섬 게임으로 볼 수 있다. 하나의 업종이 흥하면 기존 비슷한 업종은 실패를 맛보게 된다. 이런 관점에서 봤을 때 최근 창업 시장에서는 블루오션 업종으로의 진로 선택이 성공할 수 있는 지름길로 제시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경희 한국창업전략연구소장
고려대학교 사회학과를 졸업했으며 세종대학교에서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프랜차이즈 창업·유통 및 마케팅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