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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택시장, "불황 터널의 끝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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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영식 기자]글로벌 경제위기의 도화선이었던 미국 주택시장이 장기간의 침체를 딛고 다시 살아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택시장의 회복은 관련 산업 전반과 정부 재정까지 파급력을 미치기에 미국 경제가 회복세에 들어섰다는 낙관론에도 힘을 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미국 주택시장의 회복세가 개선된 경기지표를 통해 가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지난달 말 미 상무부가 발표한 5월 신규주택판매는 월가 예상치를 넘어선 총 36만9000건을 기록해 2010년 4월 이후 최고치에 이르며 건설경기 회복 기대감을 높였다. 주요 20개 도시 주택가격을 집계한 S&P·케이스쉴러 주택가격지수는 지난해 같은 달 대비 1.9% 하락하며 2010년 11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판매 뿐만 아니라 건설경기 역시 회복세가 뚜렷하다. 4월과 5월 신규주택착공건수는 각각 74만4000건과 70만8000건으로 호조세를 보였고, 5월 건축허가도 2008년 9월 이후 가장 많은 78만건이었다. 이달 2일 발표된 건설지출 역시 3개월째 늘어난 8300억달러로 약 2년 반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전미주택건설협회(NAHB)에 따르면 주택건축업체들의 체감경기를 나타내는 6월 주택시장지수는 29로 5년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주택시장연구소 메트로스터디의 브래드 헌터 책임이코노미스트는 “집 한 채를 지을 때마다 목재, 가구, 커튼, 양탄자, 시멘트, 철근, 각종 집기의 수요도 더 늘어나게 된다”면서 “거의 모든 산업이 주택시장의 영향을 받으며, 주택시장에서 고용이 늘어나면 관련 산업의 고용까지 확대된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경기선순환은 집을 잃고 떠나갔던 사람들이 다시 지역사회로 돌아오게 만들고, 최근 몇 년간 주택시장의 발목을 잡았던 주택압류와 주택가격폭락의 악순환을 떨칠 수 있게 만든다.

제너럴일렉트릭(GE)과 BMW 등의 생산공장이 위치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그린빌에서는 이같은 주택경기 활성화의 영향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역 주택건설업자협회의 마이클 데이 부회장은 “집을 짓기가 무섭게 팔려나가고 있다”면서 “수요를 따라가지 못할 정도로 지역 주택시장이 바닥을 쳤다”고 말했다. 텍사스, 콜로라도, 워싱턴 등의 지역에서도 마찬가지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설명했다.

주문형 주택건설업체인 KB홈이나 레너홈, 톨브러더즈 등도 최근 신규주문 증가로 매출이 두자리수 성장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더글러스 이얼리 톨브러더즈 최고경영자(CEO)는 “금리 환경도 우호적이고 고용도 점차 호전되면서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있는 여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까지 미국 경제 전반적으로는 더딘 회복세가 이어지고 있다. 월가 대형은행들이 2분기 성장률 전망치를 2%선 이하로 줄줄이 하향조정했고 제조업 지표도 빠르게 둔화되고 있다. 그러나 올해 주택시장만큼은 가격이 안정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주택대출자금을 갚지 못해 압류당하는 수도 줄어드는 등 확연한 부활의 기미를 보이고 있다.

일부에서는 여전히 시장이 취약하며 안심하기 이르다는 신중한 전망도 나오고 있다. 아직도 미국 전역에 약 200만채의 압류주택 물량이 남아 있고 1100만 가구는 매입 당시보다 가격이 더 떨어진 상태여서 수요를 억누르고 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의 대출 문턱도 높아진 점 역시 주택담보대출이나 신규 건설프로젝트를 어렵게 하고 있으며, 유로존 부채위기 등으로 세계 경제 전망이 여전히 불투명한 점도 문제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다시 시장이 반등하기 시작했다는 점에는 많은 이들이 동의하고 있다. 로버트 뎅크 NAHB 선임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이 최근 몇 년 간 바닥을 쳤으며 6~8개월 정도면 확연한 개선세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하룻밤만에 해결될 수 있는 문제는 아니기에 몇 년 정도는 시간이 걸린다”면서 “정상화되려면 2015년이나 2016년까지는 기다려야 할 것”라고 말했다.



김영식 기자 gra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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