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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백만원 골든번호 '번호 김선달' 결국 철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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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심나영 기자]"010-○○○○-1234 번호 120만원에 팝니다."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골든번호' 매매 때문에 이동통신사들이 골치를 앓고 있다. 골든번호란 '1004' '0001' '1234'처럼 기억하기 쉬운 휴대폰 번호를 일컫는데, 번호마다 가격이 정해진 것은 아니며 판매자와 구매자간 협상으로 결정된다.
아예 골든번호를 상습적으로 구해 인터넷에서 되팔아 돈을 버는 '꾼'들도 적지 않다. 대동강 물을 판 '봉이 김선달'을 빗대 '버노(번호) 김선달'로 불린다. 방송통신위원회는 골든번호 매매가 시장을 혼탁시킨다는 지적에 따라 '삼진 아웃제' 도입을 검토 중이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인터넷 포털 사이트에서 이뤄지는 '골든번호' 매매는 거래가가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호가한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좋은 번호는 수백만원에 거래되는 등 상습적으로 골든번호를 구해 비싼 값에 되파는 꾼들이 적지 않다"며 "시장이 혼탁해지는 것이 뻔한데도 막을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골든번호 매매는 대단히 치밀하게 이뤄진다는 것이 업계의 의견이다. 그만큼 골든번호를 획득하는 과정이 복잡하다는 뜻이다.
'010-○○○○-XXXX' 형식의 휴대폰 번호에서 국번에 해당하는 ○○○○는 방송통신위원회가 통신 3사에 나눠주고, 이 국번을 할당받은 통신사는 고객들에게 XXXX를 할당해준다. 골든번호 꾼들은 먼저 1004, 1234 등 좋은 번호에 무작위로 전화를 걸어 사용자가 없는 번호를 알아낸다.

그런 다음 어느 국번을 어느 이통사가 배당받았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통위에 '정보공개청구'를 신청한다. 이렇게 해서 국번과 번호를 모두 확보하면 해당 통신사에 신규 가입하면서 골든번호를 요구한다.

이통사 관계자는 "신규 가입자가 요구한 번호가 비어 있다면 당연히 줘야 한다"며 "골든번호를 알아내는 방법이 신기에 가깝다"고 혀를 내둘렀다. 통신사는 1인당 3회선까지 번호를 줄 수 있어 일부 꾼들은 가족까지 동원하기도 한다.

방통위는 폭리를 취하기 위해 정보공개 청부를 한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거부할 명분이 없다. 게다가 통신사가 직접 골든번호를 판매하면 위법이지만 일반인들이 골든번호를 판매하는 것은 제재할 근거가 없어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방통위 관계자는 "골든번호 판매 행위를 막기 위해 매주 통신사 관계자들과 대책을 논의 중"이라며 "세번 이상 골든번호를 구매하면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 삼진아웃제 도입 등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심나영 기자 sn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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