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화점 한류마케팅 현장 취재
스키나 (すきな ㆍ좋아하는) 뮤지션? 카라, 김현중, 포미닛!"
30일 오후 롯데백화점 소공동점 1층 안내데스크 앞. 리까씨와 아야까씨가 무릎 맡에 큰 봉투 두 개를 내려놓고 쇼파에 앉아있었다. 우동 세트, 비비크림, 돌 김 등 가지각색의 쇼핑물품들이 봉지 속에 들어 있었다. 한류스타를 어떻게 생각하냐고 묻자 "스키나(すきな ㆍ좋아하는) 뮤지션? 카라, 김현중, 포미닛..." 이라고 말하며 활짝 웃었다.
스타 애장품을 주거나 친필 사인이 담긴 상품을 주며 한류 프로모션을 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유통업체의 특색 없는 한류 마케팅에 효과는 크지 않을 것이란 지적도 나왔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이달 6일까지 외국인 고객을 대상으로 한류스타 애장품 증정 이벤트를 진행한다.
하지만 한류 마케팅에 대한 외국인들의 생각은 차이가 있었다.
40대인 일본인 케이코씨는 "일본에서 한국 배우나 KㆍPOP스타의 인기가 굉장하다"며 "백화점에서 욘사마 친필사인 자서전을 주는 등과 같은 한류마케팅 아이디어는 굉장히 좋고 효과도 높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반면 '한류 스타 애장품 증정 이벤트'를 모르고 있는 관광객이 더 많았다.
플라자 호텔에 머물고 있다는 일본인 유코씨는 특별히 좋아하는 한류스타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한류스타만을 볼 목적으로 한국에 방문할 정도로 한류에 미쳐있는 일본인은 많지 않다"며 "있다 해도 우리보다 훨씬 나이가 많은 사람들 일 것"이라고 밝혔다.
실제 이날 오후 3시경까지 한류 스타 애장품을 받기 위해 현대백화점 압구정점 1층 후문 안내데스크로 사은품을 받아간 외국인은 단 한명도 없었다.
일각에선 한류열풍이 문화차원이 아닌 쇼핑에만 머무르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류마케팅 이전에 전제되어야 할 시민의식이 부족을 꼬집는 일본인도 있었다.
아야까씨는 "츠메따이(つめたいㆍ차갑다), 코와이(こわいㆍ무섭다)!"라고 말하며 한국인의 차가운 태도를 지적했다.
그는 "택시기사들이 운전할 때 핸들을 휙휙 돌리면 깜짝깜짝 놀란다"며 "호객행위를 하려고 지나치게 손목을 잡아끄는 일부 상인의 태도도 무서웠다"라고 말했다.
구채은 기자 faktu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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