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기고 | 김진권 마케팅인사이트 자동차부문 대표
2001년 판매대수 1만, 시장점유율 1%를 넘기며 빠른 속도 성장하기 시작한 수입차는 2011년 10만대(점유율 7.98%)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웠다. 전년 대비 16% 성장한 실적이다. 올해 1분기만을 놓고 보면 시장점유율 9.64%로 전년 1분기(7.94%) 대비 1.7%p 증가했다. 놀라운 성장세가 아닐 수 없다. 소비자들은 수입차의 어떤 점에 매료되는 것일까? 그리고 수입차가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일까?
그러나 두번째 이유는 달랐다. 국산차 구매자는 외관 스타일이 마음에 들면 다음으로 가격을 보고 구입했지만 수입차는 ‘품질’을 보고 선택했다. ‘품질’과 ‘안전성’이 수입차 구매자들에게는 국산차가 충족시키지 못했던 요구(unmet needs)였던 셈이다.
핵심기피요인, 즉 사려고 했다가 사지 않게 된 첫째 이유는 국산과 수입 모두 ‘가격’이었다. 하지만 수입차를 사려다 국산차를 산 사람들이 수입차를 포기한 두 번째 이유는 ‘A/S’였다. 수입차끼리만 비교한 경우에도 A/S가 세 번째 기피 이유인 것을 보면 수입차가 제공하는 A/S에 대한 소비자의 우려가 만만치 않음을 알 수 있다. 수입차 업계가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구매이행 성향을 분석한 결과도 수입차업체에게는 희소식이다. 첫 차를 수입차로 사거나 국산차를 타다가 수입차로 바꿔 탄 소비자들 중 30대와 여성들의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다. 꾸준히 늘고 있는 여성 자동차 구매자들과 향후 5~10년 내 더 나은 경제력을 갖추게 될 젊은 층들의 수입차 구매가 늘고 있다는 것 역시 수입차에겐 희소식이다.
한-EU, 한미 FTA로 관세장벽이 낮아지면서 수입차의 가격 경쟁력은 보다 커지게 될 것이다. 게다가 수입차업계 쪽에서 볼 때 관세장벽만큼이나 높고 두텁던 국민들의 수입차에 대한 사회적 편견도 많이 사라졌다. 과거엔 수입차를 사고 싶어도 이런저런 주변의 눈치를 봐야 했지만 이젠 그렇지 않다. 애국주의의 발로였던 ‘국산차 사랑 수입차 기피’가 사회·경제·문화 전반에 걸친 세계화로 인해 많이 약화된 것이다. 이래저래 수입차에겐 호재가, 국산차에게는 악재가 많은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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