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가 막 시작된 캠퍼스엔 봄 기운이 완연했다. 그러나 간담회장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대학생들의 표정에서도 특유의 패기나 재기발랄한 모습을 찾아볼 수 없었다. "대학졸업 후 학자금을 갚는데 20대를 모두 허비하게 생겼다"(경영학과 손정은), "아르바이트로 등록금을 마련하느라 공부할 시간이 부족한데 국가장학금 성적 기준(B학점 이상)이 너무 높다"(법학과 송병환)는 등의 질문을 쏟아냈다. 당초 한 시간으로 예정된 간담회는 대학생들의 질문 공세가 이어지면서 40여분이나 연장됐다. 급기야 김 차관은 "제가 지금과 같이 국가장학금이 있었다면 (고등학교를 졸업 하자마자)대학에 갔을 것"이라고 경제적으로 힘들었던 자신의 학창 시절에 대해 얘기하기도 했다. 김 차관은 상고를 나와 늦깎이로 대학을 마쳤다.
김 차관은 이날 학생들에게 "청춘은 오르막"이라며 "오르막길은 평지 보다 힘들 것이다. 그러나 이 어려움을 치열하게 고민하고 부딪히는 시기는 아름답다"고 말했다. 그의 격려처럼 우리가 오르막길을 오를 수 있는 것은 힘든 여정 끝에 내리막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대학생들 역시 등록금이 비싸도 졸업 후 번듯한 직장을 얻는다는 보장만 있다면 이렇듯 답답해하지 않을 것이다. "일자리 복지"라는 정부의 정책목표가 제대로 실천되길 기대한다.
지연진 기자 gyj@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