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서울 종로구에 6선인 홍사덕 의원을 공천한 것은 상대가 당대표까지 지낸 중진이라는 점을 감안해 '친박계의 좌장' 카드를 꺼내든 것이다. 같은 당 조윤선 의원(비례대표)은 정세균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에 비해 중량감이 떨어진다는 느낌이 강했다.
부산 사상구의 '문재인 대항마'로 손수조 후보를 공천한 것은 종로와 정반대의 선택이었다. 27세의 여고 학생회장 출신의 손 후보를 문재인 민주통합당 상임고문의 상대로 낙점한 것은 정치적인 손익계산이 작용했다. 일단 문 상임고문과 맞붙어 야풍을 잠재울 후보가 마땅치 않은 상황에서 '거물'을 투입했다가 자칫 패배하게 되면 박 위원장의 대권행보에 타격을 입게 된다.
결국 새누리당의 선택은 '불안한 승리'보다 '안전한 패배' 쪽이다. 패배한다 하더라도 손 후보가 '참신성'을 바탕으로 선전해주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 효과적으로 지는 카드라고 해석될 수 있고, 전략적으로 본다면 질서정연한 퇴각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민우 기자 mw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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