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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혈액형별 스타일(上) 'A형과 B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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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팀을 이룬 네 분의 동반자가 함께 골프를 치지만 라운드 스타일은 다 제각각입니다.

사람마다 모두 성격이 다르기 때문인가 봅니다. 가끔씩 고객님께 "A형 맞으시죠?"라고 특정한 혈액형을 여쭤보면 맞는 경우가 많더라고요. "100% 맞다"고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제 경험에 비추어 골퍼들의 라운드 성향을 혈액형 별로 정리해 보겠습니다. 물론 재미입니다. 이 글을 읽고 항의하시면 곤란합니다.
먼저 A형입니다. 예의가 바릅니다. 캐디에게도 존칭을 써주시고 다른 동반자 분이 캐디 탓을 하면 바로 편을 들어줍니다. 남의 눈을 의식하는 경향이 있어 우리 팀 진행이 늦을 때는 도와주기 위해 애씁니다. 하지만 뒤 팀이 보고 있으면 갑자기 토핑이 나기도 합니다. '3퍼팅'을 하면 매 홀마다 퍼팅연습을 하고, 18홀 내내 그 홀 생각을 못 잊습니다.

캐디한테 불만이 생겨도 티는 안 내지만 마음속에는 담아두었다가 캐디평가카드를 좋지 않은데 넣기도 합니다. '뒤끝 작렬'입니다. 청결을 중요하게 여겨 클럽을 깔끔하게 정리합니다. 버디가 나와도 씩 웃고 말지만 버디퍼팅을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소심하다고 말하면 큰일납니다. 완전 삐지십니다. 시간 약속이 철저해 항상 일찌감치 골프장에 도착합니다. 돈을 잃거나 스코어가 나쁘면 금새 의기소침해지기도 합니다.

다음은 B형입니다. 골프장의 패셔니스타 스타일입니다. 한 마디로 '신상'을 잘 입습니다. 사교성이 있어 캐디와도 금방 친해지고 아주 유머러스한 성격입니다. 간혹 음담패설을 좋아하시는 고객도 있지만요. 솔직한 성격 때문에 스코어를 속이는 일도 별로 없고 지는 걸 싫어해 아웃오브바운즈(OB)가 나도 무너지지 않고 파로 막는 '의지의 한국인'들이 많습니다.
캐디의 조언에도 아랑곳 하지 않고 본인 생각대로 플레이하는 스타일이고, 간혹 캐디의 큰 실수가 있어도 털털하게 헤아려 주십니다. 반면 참을성이 없어 클럽을 바꿔주려는 사이 그냥 가지고 있는 클럽으로 냅다 쳐버리기도 합니다.

얼굴에 싫은 티가 팍팍 나기 때문에 싫은 사람이랑 골프치는 거 다 보입니다. 질투심이 강해 캐디에게도 '집중 케어'를 원하지만 좋은 스코어를 낸다면 18홀 내내 상쾌한 분위기로 라운드를 마칠 수 있습니다. 'O형과 AB형'은 다음 편에 이어집니다.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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