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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한나의 캐디편지] "우연인지, 인연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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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부부팀이셨습니다.

사장님과 사모님은 제가 캐디일을 하는 걸 깜박 잊을 정도로 정말 편하게 대해 주시고 재미있는 이야기도 많이 해주셨습니다. 그 중 기막힌 인연에 대한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저도 이야기를 듣자마자 신문 날만한 일이라고 말씀드렸는데요. 결국은 이렇게 신문에 나오게 되네요.
고객께서는 댁이 서울이라 일단 교통 체증이 없어 편리한 우리 골프장에 종종 오신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오션코스에서 사장님과 사모님 두 분 모두 이글을 하셨다고 합니다. 그래서 "혹시 같은 날에 이글을 하신 거예요?"라고 여쭤봤습니다. 그러자 사장님께서 "아니, 한 달 간격으로 했어. 나 먼저 하고 한 달 뒤에 집사람이 또 했지"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아, 그래요? 근데 그게 그렇게 놀랄 일인가요?"라고 물었습니다. 그러자 "우리 둘 다 같은 캐디랑 이글을 했지 뭐야, 허허"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사장님께서 오션코스에서 이글을 하신 한 달 뒤에 사모님과 또 오션코스에 가셨는데 사장님이 처음 이글한 날 같이 라운드 했던 캐디를 만난 겁니다. 그리고 그날 사모님께서 또 이글을 하신 거죠. 참 신기한 인연이었습니다.

캐디가 80명밖에 안 되는 우리 하늘코스에서도 같은 고객을 두 번 만나는 일이 쉽지 않은데 54홀이 있는 바다코스에서 같은 캐디를 만난 것도 모자라 두 분이 이글까지 하셨다니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고객님께서는 좋은 캐디를 만나서 좋은 일이 연거푸 생겼다고 말씀해 주셨지만 제가 보기엔 오히려 실력과 매너가 모두 100점인 고객을 만난 그 캐디가 행운이었던 것 같습니다.
우연인지 인연인지 모르겠지만 아마추어골퍼로서 많지 않은 이글인데 당연히 그 순간을 잊지 못하겠지요. 두 분은 함께 했던 캐디도 영원히 잊을 수 없다고 말씀하십니다. 저도 누군가의 행복한 순간과 함께 내가 같이 있다는 생각을 해 봤습니다. 미소가 절로 지어집니다. 그리고 저의 기억 속에도 자리잡고 있는 순간에 함께 했던 분들을 떠올려 보니 행복하면 지어지는 미소의 이유를 알 것 같았습니다.



스카이72 캐디 goldhanna@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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