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고형광 기자] 오는 7월부터 임금을 체불한 사업주와 사업장의 명단이 공개된다. 또 임금체불 사업주는 금융거래와 신용등급 평가에서도 불이익을 받게 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고용부는 악의적·상습적으로 임금·퇴직금을 주지 않거나 상당한 액수의 임금을 체불하는 사업주 이름, 사업장명, 체납 내역 등을 인터넷과 관보에 상세히 공개하기로 했다. 고용부가 정하는 기준일로부터 최근 3년 동안 임금을 체불해 2번 이상 벌금형 이상의 확정형을 받은 사업주 중 임금 체납액이 3000만원 이상인 사업주가 대상이다.
고용부 관계자는 "2번 이상 벌금형, 3000만원 이상 체납 등 이번 개정안의 범주에 들어갈 체납 사업주는 대략 500~600명이 될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면서 "오는 7월부터 고용부 홈페이지는 물론 다른 사이트들과 연계해 명단을 대대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채필 고용부 장관은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외국에서는 임금 체불 사례를 찾아보기 힘들다"며 "임금 체불이 근로자 생계를 위협하는 심각한 범죄인데도 막상 사업주는 소액의 벌금만 내고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아 그다지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는 판단에 따라 관련 법을 개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임금 체불과 관련해 고용부에 총 18만6000여건의 진정서(陳情書)가 접수됐다. 통상 접수 건수의 70% 가량은 협의를 통해 완만히 해결되고, 나머지 30%가 검찰에 송치된다. 작년에도 접수 건수의 30%(5만6000여건) 정도가 검찰에 송치됐으며, 이 중 4만건 정도가 기소를 포함한 벌금형에 처해졌다. 그러나 대부분 100만원 이하의 벌금형 등 약식기소에 그쳤으며, 구속된 사업주는 단 13명에 불과하다.
고형광 기자 kohk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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