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박충훈 기자, 박미주 기자]
입주한달 남기고 모래먼지 '풀풀'
"걸어서 못가요"
눈앞에 보이는 아파트 단지까지 걸어간다 하니 중개업자가 만류한다. 첫 입주를 한달 앞둔 남양주 별내지구 얘기다. 별내지구에는 내년 1월 쌍용예가 652가구를 시작으로 2월에 현대아이파크 753가구, 3월에는 대원칸타빌 486가구가 입주자를 맞이하게 된다. 2014년 4월까지 2만여가구가 입주한다. 여의도에서 전철을 타고 두번의 환승 끝에 도착한 별내지구에는 그야말로 황무지 자체였다. 내년 2월 입주 예정인 별내 아이파크까지는 도로포장이 완성되지 않아 걸어서는 가기 힘들었다. 뿌연 흙먼지를 날리며 큰 트럭들이 자재를 실어나르고 있었다.
입주민이 이용하게 될 기반시설은 턱없이 부족하다. 마트 등을 이용하려면 인근의 남양주 퇴계원면 상권을 이용해야 한다. 이마트와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가 들어설 지구내에 입주 예정이었으나 홈플러스는 입점이 취소됐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에 따르면 이마트도 입주민들의 수요가 따라야 문을 연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거래가 전무한 수준이다. 현지 중개업자들은 분양의 40~50%가 분양전매되고 있다고 본다. 분양권은 저층이 3000~4000만원 정도 내린 채 매매된다. 그마저 사는 사람이 없다. 별내지구에서 중개업소를 운영하는 한 업자는 "전반적으로 한달 건너 1~2건씩 거래가 되는 실정"이라며 "무피(무 프리미엄)나 마이너스 프리미엄이 아니면 집 구매자들이 거들떠보지도 않는다"라고 말했다. 쌍용예가는 현재 큰 평형대는 급매물로 나오고 있으며 소형평형대는 한달에 1~2건이 거래된다. 단지내에서 가장 작은 평형대인 전용 101㎡의 거래가 그나마 좀 있는 편이다.
신도시 입주 초기에 발생하는 전세물량 폭주현상이 남양주에도 나타나고 있다. 전세대란기라는 최근의 시장 분위기를 무색케 할만큼 전세매물은 상당수 쏟아지고 있다. 한 중개업자는 전세를 포함한 실거주자는 입주물량의 30~40%만 채울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교통 교육 여건 차차 개선돼
첫입주를 앞둔 쌍용예가는 역세권에 위치했다. 쌍용예가와 별내역 예정지는 도보로 5~7분 정도다. 아직 일부 진입 도로는 정비가 되지 않았고 공사차량이 들락거려 접근이 어렵다. 단지 내 상가는 입주와 동시에 문을 연다. 이번달 17~19일에 쌍용예가의 입주자 사전점검이 있다. 교육시설로는 내년 3월에 초, 중, 고등학교가 개교한다. 초등학교는 쌍용예가와 별내아이파크 근처에 한곳씩 들어선다.
교통여건은 내년을 기점으로 매년 개선된다. 경춘선 별내역이 내년말 준공되고 환승역인 8호선 연장선 지하 별내역은 2014년에 착공해 2018년 개통 예정이다. 외곽순환도로와 함께 남양주의 교통여건을 확 개선할 구리-포천간 고속도로가 2016년까지 완공된다. 별내지구-석계역을 잇는 8.1㎞구간의 간선급행버스체계(BRT)도 내년 중반 착공한다.
부동산 1번지의 나기숙 팀장은 "신도시의 단점은 기반시설이 완성되기까지 몇년씩 걸린다는 점"이라며 "실거주 목적으로 분양을 받은 사람이라면 일단 전세로 돌렸다가 기반시설이 완료된후 별내지구에 들어가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박충훈 기자 parkjovi@
박미주 기자 beyo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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