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신욱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강 연구위원은 빈곤층의 계층 상향이동 비율이 빠르게 줄고, 중하층의 경우 계층 하락비율이 급속히 증가했다고 지적했다. 연평균 소득에 따라 10개 구간으로 나누어 보면 계층이 바뀔 확률이 1990∼1997년에는 64.3%이었지만, 1998∼2002년에는 62.9%로 줄고, 2003∼2008년에는 57.7%로 떨어졌다. 강 연구위원은 "자신의 세대나 자녀 세대에서 소득지위가 높아질 가능성이 없다면 상대적 박탈감이나 상실감은 계층적 위화감을 키우고 사회통합을 저해할 것"이라고 말했다.
소설가 정미경은 '내 아들의 연인'에서 이같은 세태를 그린다. "똑같이 맨 얼굴로 서 있어도 이 동네 사람(강남)과 다른 곳에서 온 사람의 피부는 때깔에서 차이가 난다. 그게 걸치고 있는 입성의 차이에서 나오는 느낌만은 아니라는 걸 나는 알고 있다. 뼛 속 깊은 데서 나오는 다름".여자는 아들의 가난한 여자친구를 측은히 여기지만, 그게 가난 때문만은 아니라는 걸 안다. 아들의 여자친구는 가난 때문에 마음이 쪼그라들고, 스스로 두려워한다. 아들은 일기장에 "우리가 다르다는 걸 느낀다"고 쓰고 여자친구와 헤어진다.
2500년전 그리스에서도 이런 일이 있었다. 양극화가 심해지고 사회 갈등이 늘었다. 그러자 대정치가 페리클레스는 이렇게 말하면서 제도 개혁에 나섰다. "가난은 부끄러운 게 아니다. 가난에 대해 (사회가) 아무 것도 하지 않는게 부끄러운 것이다"
박현준 기자 hjunpar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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