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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스포츠]SBS ESPN 배지현 "슈퍼모델 색안경, 이제 벗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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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먼 인 스포츠]SBS ESPN 배지현 "슈퍼모델 색안경, 이제 벗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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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 현장에서 이제 더이상 여성은 선수나 관중에 머물지 않는다. 보이는 곳에서, 또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여성들이 거친 스포츠 현장을 이끌고 있다. 스포츠 현장의 각 포지션에서 이방인이 아닌 주인공으로 힘차게 뛰고 있는 '그녀'들을 '우먼 인 스포츠'에서 만나본다. <편집자 주>

[스포츠투데이 강승훈 기자]지난 4월 첫방송부터 그녀는 실수 연발이었다. 시청자들은 그녀의 실수를 그냥 넘기지 않았다. "아나운서가 어떻게 저렇게 실수하느냐"는 말부터 "너무 실수가 많아서 방송보는 내내 조마조마하다"는 말까지 들었다. 그녀도 인정했다. 하지만 그녀는 "이제 조금씩 방송이 보이고 방송을 알게 됐다"고 수줍게 웃는다.
스포츠전문 케이블TV SBS ESPN의 인기 프로그램 '베이스볼 S'의 얼굴 배지현 아나운서. 올시즌 처음으로 간판 프로그램의 단독 진행을 맡으면서 야구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방송에 갓 데뷔한 초보 아나운서이지만 최근 한 매체에서 조사한 '프로야구 선수들이 뽑은 최고 아나운서'에서 쟁쟁한 선배들을 제치고 1위에 오를 만큼 그녀에 대한 기대와 관심은 뜨겁다.

배지현 아나운서에겐 독특한 이력이 하나 있다. 바로 2009년 제18회 슈퍼모델선발대회에서 렉스상을 받고 모델로 1년간 활동한 슈퍼모델 출신이라는 점.

당초 그녀가 슈퍼모델선발대회에 나간 것은 어머니의 권유 때문이었다. 배지현은 슈퍼모델이 되리라고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모델로서 준비도 되어 있지 않았고, 키가 큰 모델들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모델들의 워킹이나 대회에서의 모습도 심사를 앞두고 인터넷에서 찾아보고 대회 모니터를 하면서 어깨너머로 배운 것이 고작이었다.
"서류 통과되고 예선을 기다리면서 고민이 많았어요. 계속 하는 것이 좋은건지, 아니면 지금 포기해야 되는 건지, 그런 고민들이었죠. 괜히 가서 창피해서 얼굴도 들지 못하고 오는 것이 아닌가 반신반의했고요. 1차 워킹, 2차 장기자랑, 3차가 인터뷰였는데요. 워킹은 앞에 사람들 하는 것 따라하고, 장기자랑은 따로 준비한 게 없어서 성대모사를 했어요. 만화 '달려라 하니'의 고은혜를 했는데 떨리지도 않고 당당하게 하니까 심사위원들이 좋은 점수를 줬나봐요. 합격했더라고요."(웃음)

이후 배지현은 1년간 공식적인 행사에 모델로서 참여했다. 일각에서는 슈퍼모델이라는 이력이 SBS ESPN의 아나운서가 되는 데 유리하지 않았냐고 묻지만 그것은 사실과 다르다. 물론 모델이라는 이색 경력이 인지도를 높이는데 도움이 될 수는 있었겠지만, 아나운서가 되기에는 필수조건은 아니었다.

그보다는 정확한 언어구사 능력과 감각적이고 순발력 있는 진행, 대중들과의 친화력이 좋은 아나운서가 될 수 있는 조건이다. 배지현도 이런 능력을 키우기 위해 방송아카데미도 다니고 기존 아나운서의 방송도 모니터하면서 실력을 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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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 때부터 꿈은 아나운서였어요. 대학을 영문과를 졸업하고 슈퍼모델 대회도 나가니까 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연예인이나 모델을 하려나보다라고 착각도 하지만, 저는 아나운서가 목표였어요. SBS ESPN에 입사하기 전에 한국경제와 MBC에서 리포터로 활동한 적이 있었어요. 개구리 소년의 이야기를 다룬 영화 '아이들'에서도 실제로 아나운서 역할로 출연한 적이 있어요. 몇 분 남짓 나오는 역할이었지만 쟁쟁한 오디션을 거쳐 합격한 거에요. 이런 저런 활동도 해봤지만 변하지 않는 것은 저는 아나운서로 평생 남고 싶다는 거였죠."

하지만 막상 시작한 아나운서의 생활은 녹록치 않았다. 첫걸음부터 간판 프로그램 MC를 맡으며 기대를 모았지만 실수 연발에 주위의 시선은 따가워지고 자신은 더욱 위축됐다.

"방송 초에 실수를 많이 했어요. 멘트를 씹기도 하고 버벅거리기도 하고 어리버리한 모습도 보여줬어요. 그 때문에 시청자들이 걱정도 많이 하고 불안하기도 했다고 하더라고요. 저도 마음이 좋지 않았죠. 스트레스도 많이 받았고요. 하지만 시청자들의 애정 어린 충고는 저한테 도움이 됐어요. 실수를 줄여가려고 노력했고요. 생방송이다 보니까 끝나지 않는 경기도 있잖아요. 그때 상황에 따라서 스코어도 바뀌니까 순간순간 기지를 발휘할 수 밖에 없더라고요. 이제 조금은 알겠더라고요. 라이브 방송의 묘미, 그리고 제가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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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지현의 노력 덕분일까. 그녀가 맡은 SBS ESPN '베이스볼 S'는 지난 4월19일 KBS N스포츠 '아이러브 베이스볼'(0.503%), MBC 스포츠플러스 '베이스볼 투나잇 야!'(0.493%) 등 기존 프로그램을 제치고 스포츠채널 3사의 야구 하이라이트 프로그램 1위에 올라섰다.

"현재도 실수를 하긴 해요, 하하. 그래도 시청자들이 좋게 봐주시는 것 같아서 힘이 납니다. 실수도 많고, 아직까지 모르는 것도 많아서 배울 것이 많고요. 제 하루일과 대부분은 방송과 야구에요. 시간이 흘러서 익숙해지면 그 때는 조금 여유로움이 생기겠지만, 아직까지는 '전쟁터'에서 전쟁을 치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전 스포츠가 좋고, 제가 하고 있는 아나운서가 좋아요. 이 일을 하면서 밝은 미래가 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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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투데이 강승훈 기자 tarophine@
스포츠투데이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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