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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패율제 도입' 與野 합창..비례대표 취지 훼손 우려도 제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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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성곤 기자]여야가 지역주의 완화를 명분으로 석패율제 도입을 공론화하고 나섰다. 석패율제는 국회의원 선거에서 지역구와 비례대표 출마를 중복 허용하고 지역구에서 아깝게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뽑는 제도다. '깃발만 꽂아도 당선된다'는 지역주의 정치구조를 해소할 가장 현실적인 대안이라는 긍정 평가도 있지만 현실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도 만만치 않다.

◆여야 취약지 방문, 석패율제 적극 추진 약속
여야 지도부는 23일 취약지인 호남과 영남을 방문, 석패율제 추진을 약속했다. 영남은 한나라당 독식, 호남은 민주당 독식이라는 정치구조를 바꾸기 위해 석패율제 도입이 시급하다는 것. 이날 전주를 방문한 안상수 대표는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지역주의 완화를 위해 석패율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겠다. 아깝게 낙선한 인재들이 비례대표로 진출하면 지역발전과 정치선진화에 큰 기여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4.27 재보궐선거 지원차 김해를 방문한 손학규 민주당 대표도 "지역정당 철폐는 노무현 대통령의 정치적인 이상 중 하나였다. 석패율제가 지역정당 체제에서 전국정당 체제로 탈바꿈하는데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 지도부의 공언대로 석패율제가 도입되면 내년 19대 총선에서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민주당은 영남에서 국회의원 당선자를 배출할 수 있다. 호남에 공을 들이는 이정현 한나라당 의원이나 19대 총선 부산 출마를 약속한 김영춘 민주당 최고위원 등이 적지에서 당선될 수 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여야에 제안한 석패율제를 18대 총선 결과에 적용했을 경우 한나라당은 호남에서 최대 5명, 민주당은 영남에서 10명 이상의 당선자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석패율제, 현실화까지는 난제 적지 않아

석패율제 도입에 대한 여야 정치권의 원론적인 찬성에도 불구하고 제도 도입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비례대표제의 본래 취지를 훼손할 수 있다는 것이다.
석패율제 도입은 299명의 국회의원 총원을 늘리거나 현행 56명의 비례대표 정원을 대폭 확대하지 않을 경우 기존 비례대표 취지를 훼손시킨다. 국회의원을 늘리는 문제는 정치권에 대한 국민의 싸늘한 시선을 감안하면 쉽지 않다. 결국 석패율제 도입은 각계 전문가 영입과 여성, 장애인, 농민 등 취약계층의 정치적 충원에 걸림돌로 작용한다는 것. 진보정당들은 이 때문에 석패율제 도입에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우위영 민주노동당 대변인은 "석패율제는 정치개혁 과제를 수행하는 데 대단히 부적절하다. 비례대표의 도입 취지를 전적으로 후퇴시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심재옥 진보신당 대변인도 "지역대표와 비례대표가 1:1로 반영되는 독일식 정당명부 비례대표제는 지역주의 정치구도 타파와 함께 다양한 입장과 부문이 국회에 진출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또한 영호남에만 석패율제를 도입할 경우 지역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이 때문에 전국 단위로 석패율제가 도입되면 수도권에서 접전 끝에 낙선한 후보가 구제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커진다. 아울러 유권자의 심판으로 낙선한 후보를 비례대표로 부활시키는 것이 민의에 맞느냐는 반론도 나온다.
이광재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사무처장은 24일 아시아경제와의 통화에서 "지역구도 완화 차원에서 석패율제는 고려해볼만하다"며 "정치권도 석패율제 도입 논의 과정에서 제기될 수 있는 한계와 부작용을 극복하기 위해 의원 1인당 인구수가 외국에 비해 적다는 사실을 국민들에게 솔직하게 이야기하고 이해를 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장인 이경재 한나라당 의원도 "석패율제는 일부 비판이 있지만 지역구도 완화의 수단이라는 공감대가 상당하다"며 "정개특위 차원에서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 기자 skze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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