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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전쟁' 아랑곳 고삐풀린 생활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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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전쟁' 아랑곳 고삐풀린 생활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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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원비·커피값·미용료 등 전방위 인상
-도축장 찾아 육류 대량구매 '新풍속도'
[아시아경제 조인경 기자, 박소연 기자]#1 서울 목동의 이영숙(44)씨는 아들이 다니는 학원에서 다음달부터 영어 학원비가 인상되니 양해해 달라는 안내장을 받았다. 이 씨는 넉넉지 않은 형편에 월 25만원인 학원비가 또 다시 10~20% 오른다면 너무 부담스러워 그만두게 해야 할 것 같다고 토로했다.

#2 서울 상계동의 김수연(52)씨는 최근 물가가 오르면서 장보는 요령이 생겼다. 김씨는 대형마트에서는 비누, 치약, 샴푸 등 공산품만 구매한다. 육류는 곤지암이나 구리 등 수도권의 도축장에 가서 한달치 분량을 한꺼번에 싼 가격에 구입해 냉동 보관해 먹는다.
#3 서울 길음동의 강지연(46)씨는 주재료가 아닌 보조재료만 사는데 매번 5만원도 모자랄 지경이다. 1주일에 한번 음식다운 음식을 해먹기도 이젠 버거울 정도라서 정례적인 장보기를 그만뒀다.

정부의 '물가잡기' 노력에도 불구하고 '생활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인상품목도 우유, 빵 등 식음료는 물론 이미용료와 음식점 밥값, 학원비 등 전방위로 외연을 넓혀가고 있다. 서민들은 졸라멜 허리 조차 없다며 아우성이다. 이런 가운데 비싼 물가를 피해 '번들'(묶음)형 상품이나 산지를 직접 찾아나서는 '발품쇼핑' 등이 늘면서 쇼핑 풍속도가 급속히 달라지는 양상이다.

정부는 원재료 값이 뛰든 말든 일부 품목에대해 '서슬퍼렇게' 짓누르면 된다는 식이다. 그렇지만 현실은 전혀 다른다. 정부가 통제할 수 없는 품목이나 업소의 가격은 하루가 다르게 가파르게 오른다. 도미노식 가격인상도 만연하다. 구제역과 AI에 한파와 폭설로 인한 환경적 요인에 따른 불가피한 측면도 크다. 정부는 현실과 동떨어진 '전시성 물가 잡기'에서 탈피해야 하는 이유다.
◆먹거리 '기습인상'=커피숍과 음식점들이 앞다퉈 가격을 올리고 있다. 스타벅스가 지난 1월 커피값을 올린데 이어, 최근에는 탐앤탐스가 원두가격 인상 등을 이유로 가격을 올렸다. 대부분의 커피전문점들도 가격인상을 저울질중이다.

음식점들도 가격인상에 나서고 있다. 베트남 쌀국수를 즐겨먹는 B씨는 "평소 즐겨찾던 H쌀국수 집에 갔는데 메뉴판을 보고 깜짝 놀랐다"면서 "전 품목이 2000원씩 올라 돈이 아까운 생각이 들어 메뉴판을 덮고 그냥 나왔다"고 말했다.

홍대의 명물인 '조폭떡볶이' 역시 올 초 순대가격을 1인분 2500원에서 3000원으로 인상했다. 이 관계자는 "웬만하면 우리도 좋은 가격에 손님들을 모시고 싶지만 원료 값이 너무 올라서 어쩔 수가 없다"고 토로했다.

◆주택, 학원비도 올라=최근 전세난 확산으로 세입자들의 세부담도 커지고 있다. 경기도 수지 풍덕천동에 사는 양모 씨는 "8년 동안 한번도 전세금을 올리지 않던 집주인이 60만원 월세로 돌리겠다고 연락해 왔다"며 "기존 전세금을 보증금으로 하고 월 20만원씩을 내는 조건으로 겨우 계약을 유지했다"고 전했다. 학원비와 목욕비, 미용료 등 서비스 요금도 이르면 다음달 초부터 줄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신촌의 한 프랜차이즈 미용실 점장은 "남성 일반 컷의 경우 1만2000원을 받고 있는데 3월부터 본사에서 1만5000원으로 올리는 방안을 검토중"이라고 말했다.

◆물가'폭탄'에 풍속도 변화=물가인상폭이 심상치 않자 '더 싼 곳'을 찾아 발품을 팔고 다니며 대량구매를 하는 등 소비행태도 변하고 있다. 마트에서 세탁세제 한꾸러미를 카트에 담은 황모 씨는 "조만간 공공요금도 인상될 모양인데 분명 생필품 가격도 뛸 것"이라며 "이전에는 덤으로 여러 개씩 끼워줬던 소용량 리필도 두 개 밖에 받지 못했다"고 귀띔했다.

일각에서는 정부의 미온적 물가대책에 대한 성토도 이어지고 있다. A식품업체 관계자는 "원재료값이 올라 제품값 인상이 불가피한데, 무조건 가격을 내리라고 한다"며 "보다 근본적인 물가안정 대책을 마련해야지, 업체들만 들볶는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조인경 기자 ikjo@
박소연 기자 mus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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