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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강국’ 가는 길 공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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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주진 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
■ 서울대학교 기계공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존스홉킨스대학교 대학원에서 기계공학 석사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학위 취득 후 미국에서 돌아온 그는 ‘국방과학연구소’와 ‘표준과학연구소’에서 일했고, ‘국내 최초 과학위성’인 아리랑위성 1호 개발에 사업책임자로 참여했다. 2006년엔 아리랑 2호 개발 총괄사업단장을 맡았고 이후 위성기술사업단장, 위성정보연구소장 등 대한민국 인공위성과 관련된 주요 보직을 거친 뒤 2008년 12월 8대 한국항공우주연구원 원장으로 취임하며 나로호 발사, 천리안위성 발사 등 중요 국가 우주사업을 이끌었다.


‘스푸트니크 모멘트(Sputnik moment)’란 1957년 옛 소련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 발사에 성공했을 때의 충격을 표현한 말이다. 스푸트니크 충격으로 위기 의식을 갖게 된 미국은 우주 개발에 박차를 가해 다음 해인 1958년 무인 우주선 익스플로러를 쏘아 올리지만 1961년에 소련이 유리 가가린을 우주에 먼저 올려 보냄으로써 또 한 번의 패배를 맛보게 된다.
그 후 미국은 자존심을 회복하기 위해 1960년대가 끝나기 전에 인간을 달에 보내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우주 개발에 국가적 역량을 총동원했다. 그리고 1969년 인류 최초의 달 착륙에 성공함으로써 결국 미소 간의 우주 개발 경쟁에서 우위를 얻게 된다.

지난 1월,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새해 국정 연설에서 “지금 우리는 또 다시 스푸트니크 모멘트를 맞고 있다”고 언급하면서 과거 우주 경쟁의 시발점이 되었던 스푸트니크 모멘트가 다시 한 번 관심을 모았다. 물론 오바마 대통령이 말한 스푸트니크 모멘트는 과학기술, 에너지, 교육, 인프라 스트럭처 등 미국 사회의 전반적인 분야에 걸쳐 위기감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지만 우주 개발에 있어서도 예외는 아니다.

과거 냉전시대에 미국과 소련을 중심으로 이루어지던 우주 개발 경쟁은 이제 유럽, 아시아, 그리고 개발도상국들까지 확대돼 그야말로 우주를 향한 무한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특히 중국은 미국, 러시아보다 뒤늦게 우주 개발에 뛰어들었지만 국가 전략 차원에서 집중 투자하면서 눈부신 발전을 보이고 있다. 지난 2008년 세계에서 세 번째로 유인 우주탐사에 성공한데 이어, 2020년까지 우주정거장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발표했고, 올해만 해도 20여개의 위성을 쏘아 올릴 예정이다. 경제 분야에서 주요 2개국(G2)에 오른데 이어 우주 개발 분야에서도 미국을 바짝 따라잡고 있는 것이다.

과학기술 분야 중에서도 최첨단 기술의 집합체이자 다른 분야로의 파급 효과가 큰 우주 기술은 21세기 국가 경쟁력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꼽히고 있다. 이런 이유로 우주 개발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우리나라는 선진국들 보다 40년 정도 늦게 우주 개발을 시작했지만 짧은 우주 개발 역사에 비해 많은 성과를 이루었다. 특히 관측위성 분야에서는 이미 우주 선진국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다목적 실용위성인 아리랑위성 2호의 관측 영상은 해외에 수출을 할 정도로 그 우수성을 인정받고 있으며, 지난해 발사에 성공한 천리안위성의 기상 영상자료는 아시아태평양 30여 개국에 제공될 예정이다.

그러나 지금의 성과에 머물지 않고 진정한 우주 강국으로 가려면 핵심 기술 개발을 통한 우주 기술의 자립이 시급하다. 치열한 우주 개발 경쟁에서 영원한 후발주자가 되지 않기 위해 지금 우리에게도 ‘스푸트니크 모멘트’가 필요한 시기가 아닌가 생각한다.

그렇다면 우리는 ‘스푸트니크 모멘트’를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무엇보다 나로호 발사 실패라는 위기가 우리에게는 중요한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미국이 스푸트니크 충격을 계기로 세계 최고의 우주 강국으로 올라선 것처럼 위기를 기회로 바꾼다면 우주 강국을 향한 새로운 도약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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