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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터 교장이 들려준 네덜란드 창의직업학교 노매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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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면서 배우기(Learning by doing)'와 '길 밖으로 행군하라(Step off the road)'

피터 스핀더(Pieter Spinderㆍ43) 노매즈(Knowmads) 교장

피터 스핀더(Pieter Spinderㆍ43) 노매즈(Knowmads)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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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상미 기자]'하면서 배우기(Learning by doing)'와 '길 밖으로 행군하라(Step off the road)'

피터 스핀더(Pieter Spinderㆍ43)씨는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창의ㆍ직업학교인 '노매즈(Knowmads)'의 교장이다.
지난달 서울시가 주최하고 하자(haja)센터가 주관한 '2010 서울청소년창의서밋'에 참석한 그를 만나 기자가 직업학교의 미래를 묻자 노매즈를 이렇게 두 문장으로 정의했다.

배움과 일을 분리시키지 않고 자유롭게 진로를 개척하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다. 기업 맞춤식 교육에 중심을 두면서 취업 협약을 통해 진로 보장에 힘쓰는 국가 주도의 우리나라 전문계고ㆍ마이스터고와는 확연히 다른 부분이다.

노매즈의 교육과정은 기본적인 틀 안에서 얼마든지 자유롭게 바뀔 수 있다. 그렇다보니 우리나라처럼 단순히 산업체 출신 교장이나 산학 겸임교원을 임용하는 방식을 쓰지 않고 그때 그때 필요한 전문가들을 초빙한다.
노매즈엔 교과서도 없고 커리큘럼도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면 어떻게 가르치냐고 물을 법도 하다. 노매즈의 학생들은 프로젝트를 통해 직접 '하면서 배운다(Learning by doing).'

노매즈와 연결된 파트너(기업)들이 학생들에게 프로젝트를 제안하면, 학생들은 1년에 적어도 4번 이상 원하는 프로젝트를 선택해 일하면서 배운다. 프로젝트를 의뢰하는 기업들은 협력을 위해 직원을 파견하기도 한다. 프로젝트가 잘되면 학생들은 돈을 벌 수도 있다. 일하면서 공부하고 돈도 버는 1석3조의 특혜 아닌 특혜를 노매즈의 학생들은 즐긴다.

최근 이 학교의 학생들은 네덜란드 유럽 전문 항공사인 KLM과 함께 마케팅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학생들은 프로젝트의 핵심을 분석하면서 수업의 결과로 '사회 미디어'를 활용하는 법을 배워야한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에 따라 노매즈는 관련 분야 전문가를 직접 섭외해 선생님으로 모셨다. 우리와 비교하면 산학 겸임교사인 셈이다.

비즈니스, 정치 등 지식과 기술을 갖춘 전문가들이면 누구나 이 학교의 선생님이 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들은 세계적 컨설팅 회사인 맥킨지(Mcinsey)가 만들어 낸 컨설팅 보고서보다 더 나은 보고서를 결과물로 만들어 내 KLM의 임원들을 감탄시켰다.

책임을 가르치는 것 역시 이 학교의 중요한 교육 사명이다. 노매즈에서는 4500유로(약 700만원)의 등록금을 '투자금'이라고 말한다. 학생들은 등록금 납부를 노매즈 집단(Tribe)의 주주가 되었다고 표현한다.

결국 자신의 프로젝트에 자신이 투자하는 셈이다. 노매즈 운영자들은 자신의 교육에 스스로 투자할 때만이 학생들 스스로 교실 밖 현실에서 기업가가 되어 도전을 시작할 때 필요한 '주인 의식'을 길러줄 수 있다고 믿는다.

그러나 노매즈의 모든 학생들에게 창업을 해야 한다거나 기업가가 되어야 한다고 강요하진 않는다. 다만 언제나 새로운 일을 위해 리스크를 감수하면서 뛰어드는 '기업가적 행동'을 강조할 뿐이다.

'기업가적 행동'은 학생들이 이상적인 학문의 세계에 갇히지 않고 실생활과 연결되도록 하는 중요한 고리가 된다.

이렇게 길러진 학생들에게 노매즈 교사들이 마지막으로 들려주는 것은 'Step off the road(길 밖으로 행군하라)'는 얘기다.

학생들은 자동차가 아니고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사람들이다. 오토바이는 길이 아니어도 갈 수 있다. 포장된 도로도 좋고 비포장 도로도 좋다. 어느 곳을 달릴지는 학생들의 자유다.

지식(Knowledge)의 유목민(Nomad)을 키운다는 노매즈의 교육 이념이 한국의 마이스터고와 어떻게 다른지 이를 소화시키는 것은 오로지 한국의 청소년들과 교육자들에게 달려있다.



이상미 기자 ysm12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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