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대표는 지난 10ㆍ3 전당대회에서 호남지역의 지지를 업고 당 대표로 선출됐다. 한나라당 출신인데다 비호남이라는 악조건에서도 민주당의 변화를 원했던 당원과 대의원들이 그를 선택했다. 개혁ㆍ진보ㆍ중도의 '3합 필승론'을 내세우며 '잃어버린 600만표를 찾아오겠다'고 강조한 손 대표가 호남에 뿌리를 둔 후보들을 누른 것은 하나의 이변이었다.
집단지도체제 도입으로 가장 우려가 컸던 인사문제도 무난히 해결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손 대표가 약속했던 '탕평' 인사 기조는 지켜졌고, 일부 당직을 놓고 발생한 잡음도 최고위원 심야 워크숍을 통해 합의를 이끌어 냈다.
이렇다보니 손 대표 측근들의 내부 불만이 나올 정도다. 한 측근은 "지난 대통합민주당 대표 시절에서도 그렇듯이 자신을 믿고 따라 와준 사람들을 배려하지 못하는 성격"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탕평 인사에 대한 우려도 들린다. 계파를 안배하다보니 손 대표만의 색깔이 드러나지 않는데다 나눠먹기식이라는 비판이 흘러나온다는 얘기다.
하지만 아직 손 대표 체제에 대한 평가는 이르다는 것이 일반적 관측이다. 그가 풀어야 할 난제가 산적해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연말까지 4대강 사업 예산을 둘러싼 대여 투쟁을 효과적으로 이끌어야 하고, 한미 FTA 재협상에 대한 당내 갈등도 해결해야 한다. 한 핵심 측근은 "지금까지는 체제를 정비하는데 주안점을 뒀다면 이제부터는 당 개혁과 함께 국민들에게 비전을 제시해 수권정당의 면모를 갖추는 과정을 밟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달중 기자 d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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