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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는 지금.. 괭이갈매기의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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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김도형 기자]지난 11일 새벽 4시30분. 서울 세종로 정부 중앙청사 교육과학기술부에 모인 기자와 동북아역사재단,교과부 공무원 등 17명은 묵호로 가스는 버스에 몸을 실었다. 오전 10쯤 묵호항에 도착해 곧바로 울릉도로 가는 배에 올랐다..기자 일행이 탄 배가 3시간여 거친 물살을 가른 오후 2시께가 되자 울릉항이 눈이 들어왔다. 거친 물살과 제법 긴 여정 탓에 그대로 잠에 떨어졌다.
12일 눈을 뜨자 마자 서둘렀다. 독도로 가는 배는 날씨에 크게 좌우되는 탓에 새벽부터 서둘렀다. 다행히 날씨가 좋아 오전 9시30분 독도행 행정선 '평화호'에 오를 수 있었다. 독도까지, 바다가 비교적 잔잔한데도 배는 느리기만 한 듯했다. 정오께야 도착했다.. 그래도 울릉도 사람들은 하나같이 “이렇게 날씨와 물결이 좋아 독도에 배를 댈 수 있는 것은 행운”이라고 말했다. 울릉도 동남쪽으로 87.4km 떨어진 독도. 외로운 섬 하나인 줄 알았는 데 아니었다.

독도는 괭이갈매기의 섬 = 울릉도 사동선착장을 떠나 정오 무렵 닿은 독도는 온통 괭이갈매기 천지였다. '누구 땅'을 말하기 전에 괭이갈매기의 섬이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갔다.
동도와 서도, 두 개의 돌섬에는 하얀 괭이갈매들이 빽빽하게 자리를 잡고 있었다. 섬은 갈매기 소리로 넘쳐났다. 소리가 고양이를 닮아 괭이갈매기라고 불린다지만 정작 울음소리는 까마귀 소리에 가까웠다.

동도 선착장에서 동도 꼭대기의 헬리콥터 이착륙장까지는 가파른 계단길이 이어져 있었다. 길 양쪽의 절벽에도 괭이갈매기들이 가득했고, 동도의 뒤편으로 돌아가는 계단길 난간에는 괭이갈매기들이 줄지어 앉아있었다.

동북아역사재단의 김관원 연구위원은 “산란하고 번식하는 시기라서 괭이갈매기들의 수가 매우 많다”면서 “이 시기가 지나면 숫자가 꽤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생각보다 큰 독도 그리고 수많은 바위들 = 선착장과 등대, 독도경비대 시설이 있는 동도(東島)와 주민 거주지가 있었던 서도(西島)는 사진으로 보던 것보다 훨씬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도는 넓이 8만8740㎡, 높이 168.5m, 둘레 2.6km이고, 동도는 7만3297㎡, 높이 98.6m, 둘레 2.8km이다. 기자 일행이 간 곳은 동도였다. 선착장에서 꼭대기 헬리콥터장에 이르는 가파른 계단길은 생각보다 길고 험했다. 숨이 턱에 찼고 땀방울이 비오듯 떨어졌다. 수많은 바위들이 힘들고 지쳐하는 기자일행들을 옆에 서서 응원하는 듯했다.
독도 주변에는 모두 89개의 돌섬들이 지키고 있는데 가제바위, 닭바위, 촛대바위, 물오리바위, 코끼리 바위 등의 이름이 20여 개 붙여져 있었다.

김관원 위원은 “독도는 울릉도 어민들이 고기잡이나 강치(물개와 비슷한 강치과의 바다짐승)잡이를 위해 찾던 곳이기 때문에 이들이 붙인 이름이 구전돼 오고 있다”고 알려줬다.


사진 찍을 수 없는 우리 땅? =숨이 턱에 차서 꼭대기에 오른 기자는 카메라로 주변 풍경을 담으려고 했다. 경비대원은 그러나 경비대 시설로 카메라 렌즈가 향하는 것을 막았다. 이 대원은 특히 위장망에 덮인 채 녹슬어 가는 낡은 해안포를 사진에 담아서는 안된다고 했다. 다른 곳은 마음껏 찍어도 좋지만 경비·군사 시설만은 안 된다는 것이다.

그 때서야 아 이곳이 일본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독도이고 그것을 지키기 위해 우리 경비대가 상주하는 민감한 지역이라는 생각이 번쩍 들었다.

독도는 두개의 섬이지만 카메라로 담기에는 너무나 넓어보였다. 용암이 굳어서 만들어진 검은 화산섬 독도는 응회암이나 현무암 등으로 이뤄져 척박하기 짝이 없을 것이라는 생각을 갖기 쉽다. 그러나 독도 곳곳에는 풀이 우거져 있었고 해송 등의 관목도 자라고 있었다.

동도 꼭대기에 오르니 탁 트인 풍경과 함께 헬리콥터장, 독도경비대 시설, 등대가 눈에 들어왔다.

서도에는 김성도 씨 부부가 거주하고 있었지만 지금은 헌 집을 헐어내고 새집을 짓느라 섬에 없다고 했다.


한반도가 그려진 독도의 뒷모습 =시설 이곳 저곳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느라 두 시간 가량이 순식간에 지나갔다. 아쉬움이 많았지만 어쩔 수 없이 돌아오는 배에 올랐다. 행정선은 독도를 반 바퀴 선회했다. 들어설 때와 섬 안에서는 볼 수 없었던 독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곳곳에 솟은 돌섬들이 여기저기서 눈에 띄었다. 선착장 반대편의 독도는 완만한 경사지와 가파른 절벽이 함께 어우러져 있었다.

그런데 완만한 경사면에서 평소에 익숙하던 그림을 볼 수 있었다. 바로 한반도의 모습이었다. 녹색의 초지로 이뤄진 경사면이 빚어내는 한반도 모습은 이곳이 우리 땅이며, 경비대원들이 젊음을 바쳐 외로움을 싸우는 이유임을 다시 한번 실감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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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형 기자 kuerte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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