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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대우의경제레터] 트위터의 허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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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만명의 친구를 가진 20대의 김연아, 29만명의 친구를 자랑하는 50대의 재일 한국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 15만명의 팔로워를 가진 60대의 이외수, 160만명의 고객을 트위터로 만나는 미국의 델(Dell)컴퓨터.

위의 유명인들이 아이폰을 통해 실시간으로 메시지를 주고받는다면 그 맨파워의 위력이 과연 가공스러울까요? 하도 트위터에 관한 단편기사들이 뜨기에, ‘그거 해야하나?’ 하는 생각에 곰곰이 따져 봐도 트위터가 효력을 발휘하는 분야는 한정될 수밖에 없다는 결론을 얻었습니다.
짧은 생각일 수 있습니다만, 손가락의 평온함과 공연한 호기심으로 기웃거리는 작은 창에서 눈동자가 자유로울 수 있다는 점도 지키고 싶은 가치였습니다. 무엇을 보고 듣고 그냥 느끼는 것만으로는 부족해서, 남들과 공유하고 평가를 받겠다는 강박의 해소창구라면 기꺼이 트위터를 모른 척하겠다는 결론이었죠.

나름대로 트위터 사용자들이 활용할 분야를 생각나는 대로 대충 들어 보면... 신제품 출시소식, 신간도서 발매, 사건 사고뉴스, 연예인과 스포츠스타의 동정, 가요 인기순위, 홍보대행사의 각종 홍보, 인기경기의 실시간 스코어 상황, 정치인등 유명인의 스캔들 현장 포착, 수능시험 직후 정답, 입시원서 접수상황과 경쟁률, 급경매 물건 소식 등이 있겠죠.

세상사와 사람들의 일상에 목마른 사람들이 수시로 트위터를 검색하고 반응을 하는 행위를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그 무엇. 더 자유롭게 개방된 인터넷 공간이 또 하나의 ‘저들끼리의 잔치’무대만 제공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기상천외한 장면들을 올리는 UCC 화면을 보면 그렇습니다. 뭔가를 알리고 뜨고 싶어서 안달하는 사람들이 의도적으로 생산하는 하루 수천만 건의 동영상 중에서 건질만한 것은 극소수에 불과하죠. 하루아침에 스타가 되고 일시에 큰돈을 벌 기회의 창구가 될 수는 있지만 대부분은 허상입니다.
특히 신제품에 대한 성능홍보의 경우, 'OO모델은 상상할 수 없는 성능에 가격대비 공짜‘란 트위터를 사진과 함께 날렸다고 칩시다. 이 메시지에 대응하여 경쟁회사가 그 제품을 분해한 사진을 올리고, ‘XX제품은 치명적 결함, 노출되지 않은 문제가 더 많아’라고 비방을 한다면 그 효과는 반감됩니다.

그렇게 상호 공격과 방어를 계속하다보면 결과적으로 제품의 약점들만 노출되고 서로 상처만 남게 되지요. 트위터 남발이 장기적으로 두 회사가 발송한 트위터와 제품에 대해 불신을 키운 셈이 됩니다.

선거에 활용될 경우도 마찬가지죠. 단순히 투표를 독려하는 문자는 마이너스효과가 없지만, 상대 후보를 비방하는 차원에서 트위터가 활용된다면 그거야말로 단시간에 치명적인 루머의 생산기지가 됩니다. 인터넷망으로 전국에 확산되는 데 한 시간도 걸리지 않으니 말입니다.

예컨대 박빙의 선거에서 투표 직전에 상대후보를 향해 ‘오래 전부터 숨겨둔 내연녀가 있다는 소문이 있다. 주위의 아는 사람들은 다 알고 있다’는 식으로 악성루머를 퍼뜨린다면 미처 대응할 시간도 없이 패배할 수 있습니다.

물론 트위터가 미디어로서 기능을 할 때는 흥미와 가치판단 면에서 리트윗(재전송)여부를 숙고하게 되므로 미리 걸러질 수 있다고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판단의 걸러지기임으로 불필요한 정보는 늘 쌓이게 마련이겠지요.

글로벌한 라이프 스타일을 추구하는 신무기 같지만 ‘소문난 잔치에 먹을 거 없다’고, 꼭 필요하지도 않은 기능에 홀려서 잠시 트위터에 빠져들게 되는 것은 아닌지.
하지만 문제는 일부 정치권에서 이 트위터 세계에 눈독을 들인다는 사실입니다. 지난 6월2일 선거의 패배 이유를 젊은 유권자 층의 스마트폰 활용을 간과한 데서 찾고 있으니... 휴지통으로 들어갈 정책홍보나, 몰라도 될 정치인의 동정들이 조만간 난무하게 되었습니다.

소통부족의 원인을 온라인대응 소홀에서 찾고 ‘온라인 대변인’이 필요하다고 본 청와대의 움직임도 한 사례입니다. “어떻게 140자를 잘 보내서 유권자의 환심을 살수 있을까?” 이런 발상을 정당차원에서 하기 시작하면 정치인들은 스트레스메이커가 됩니다.

애플과 삼성의 정면승부가 스마트폰 출시로 개전되었습니다. 그 성능우위의 심리전을 수행할 가장 큰 무기가 트위터일 수도 있겠죠. 그런 시각에서 보면, ‘트위터의 허상’이란 제목은 트위터로 유용한 공짜정보를 얻는 분들에게는 정말 죄송한 제목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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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 시사평론가 pdikd@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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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우 시사평론가 pdik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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