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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삐딱함이 어울리는' 박중훈이 진짜 배우인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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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황용희 릴렉스토크]영화배우 박중훈이 11일 KBS2 '승승장구'에 출연, 인간적인 면모를 마음껏 과시하며 영화팬들의 뜨거운 지지를 이끌어냈다.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평가는 '박중훈의 인간적인 미를 느낄 수 있었다' '매우 똑똑한 사람 같다' '솔직하고 담백했다' 등 칭찬일색이었다.

그도 그럴것이 그가 이날 출연해 시청자들에게 던진 화두는 '솔직함'이었다. 이전의 청춘스타에서 요즘 평범한 영화배우로 돌아온데 대한 심경, 앞선 영화 '해운대'에서의 때아닌 연기력논란, '박중훈쇼'의 실패 등 다시 생각하기 싫은 다양한 아픔 등을 진솔하게 표현해 냈다. 이전처럼 '까칠'하거나 이전처럼 '폼'을 잡지도 않았다.
그냥 평범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이야기하며 시종일관 진지함을 잃지 않았다. 어느새 넉넉함이 돋보이는, 그러면서도 열정은 예전 그대로인 박중훈을 보면서 많은 팬들은 '역시 박중훈' '역시 배우'임을 외치게 됐다.

최근 한 영화인이 그가 출연한 영화 '내 깡패같은 애인'(김독 김광식·제작 JK필름)를 보고 한마디 툭 던졌다.

"(박)중훈씨는 삐딱함이 가장 잘 어울리는 배우다. 그것이 웃음과 어우러질 때 사람들은 즐거워하고, 여기에 '건달'이란 캐릭터가 섞일 때 최고의 콘텐츠가 된다. 당연히 이 콘텐츠는 흥행으로 이어지고, 당연히 대중들에겐 최고의 화제가 된다."
맞다. 너무나 정확한 표현이다. 이번 영화에서도 그는 철저히 자기 자신을 이같은 기준에 맞췄다. 영화속 동철은 삶이 버거운 건달로 매사를 삐딱하게 보는 인물. 그에겐 너무나 딱 맞는 옷이다. 최고의 캐릭터를 만들어 낸 것은 당연한 일.

실제로도 그는 이같은 캐릭터를 연기했을 때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영화 '게임의 법칙' '우묵배미의 사랑' 등이 바로 그같은 영화들이다. 박중훈은 이 영화에 출연하면서 진가를 더욱 높였고, '청춘스타'가 아닌 '영화인'으로 대접받을 수 있었다. 전혀 어색하지 않은, 그러면서도 너무나 자연스러운 그의 연기에 수많은 사람들이 엄지손가락을 들어 보이게 했다.

또 다른 영화인은 그만큼 '웃음의 코드'를 잘 알고 있는 배우도 없을 것이라고 단언한다. 온몸에서 자연스럽게 뿜어나는 웃음의 포스는 박중훈만의 매력이다. 영화라는 작품을 빌려입으면 더욱 더 자연스러워진다. 아마도 우리시대에 웃음이 무엇인지, 또 그 웃음은 어떻게 빚어내야하는지를 정확히 아는 사람임에 틀림없다.

"45세의 박중훈이 총각으로 등장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는데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이 나이에 로맨틱 코미디가 어울리는 배우가 얼마나 될까요?. 이 영화에서 나오는 동철은 대인관계에 익숙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순수하고, 그래도 행복하게 살려고 노력하는 인물이죠. 그가 많은 사람들에게 위안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루저'이기 때문이죠. 나보다 못한 사람들을 보고 사람들은 만족감을 느끼는 겁니다."


최근 그가 최고로 인정 받았던 영화 '라디오스타'에서도 그의 역할은 루저였다.

"하자인생이요. 어찌보면 가장 행복한 사람들일지 모릅니다. 어찌보면 가장 현명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들이 만들어가는 '루저 세상'이 이 시대에 꼭 필요한 것인지도 모릅니다."

그가 지난 86년 영화 '깜보'로 시작한 영화인생에서 꼭 듣고 싶었던 말이 있다. 바로 '진짜 배우'라는 소리다. "청춘스타란 별명보다는 '배우'란 이름이 듣고 싶었어요."

그런데 요즘 이같은 그의 바람이 점점 현실화되고 있음을 직감한다. 관록의 연기 인생 25년을 돌아보면서 요즘처럼 편안하고, 설렜던 적도 없다.

"지금까지 내가 걸어온 길을 가만히 생각해보면 실로 많은 것을 가장 배울 수 있었죠. 그중에서 이번 영화 만큼 편하게 연기한 적도 없어요. 시사반응도 좋고, 기분이 좋습니다."

그는 주인공 정유미와 나이 차가 꽤 난다. 하지만 별문제가 되지 않았다는 반응이다. 매우 자연스러웠고, 너무나 서로 잘 맞았다.

"주연배우 정유미는 진짜 훌륭한 연기자였어요. 감정도 풍부하고 자신의 일에도 최선을 다하는 사람이었죠. 시사회 때 눈물을 흘렸어요. 아마도 촬영에서부터 시사회까지 어렵기도 하고 떨리기도 해서 그런거죠. 선배에게 의지한 것도 미안하구요. 영화에는 대본이 있고, 대사가 있고, 상황이 있으니 조금만 노력하면 시너지효과가 생겨나죠. 이번이 그랬던 것 같아요.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말, 진짜 맞습니다."

그는 요즘 사표를 가슴에 품고 다니는 직장인의 심정으로 하루 하루를 보내고 있다.

대중들은 끊임없이 새로움을 추구한다. 물론 오래된 것에는 신뢰감을 갖는다. 그래도 무조건적인 지지를 보내진 않는다. 그래서 배우들은 새로운 것을 찾아 무던히 노력해야 한다.

"중견 배우들은 성냥알을 하루 둘 쌓는 심정으로 연기합니다. 그러다 한계단 올라갈 때의 희열은 말로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새롭죠. 상큼한 충격을 받고요. 이번 영화도 마찬가지예요. 또 다른 새로움을 찾은 것이다.

앞주에 할리우드 블럭버스터 '로빈우드', 뒷주에 '페르시아의 왕자'가 포진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그는 이번 영화가 충분히 통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바로 새롭기 때문이다. 감동이 있고, 재미가 있고, 또 눈물도 있는 이번 영화로 그는 '새로운 박중훈'까지 노리고 있다.

한국 최고의 꽃미남 스타에서 이제는 '배우'로 거듭나고 있는 박중훈. 그가 과연 할리우드 블럭버스터들과의 싸움을 어떻게 마무리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황용희 기자 hee21@
사진 박성기 기자 musicto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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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용희 기자 hee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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