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印 이동통신비 초당 0.125원 '가격 혈전'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아시아경제 이윤재 기자] 인도의 국영 이동통신업체 MTNL(Mahanagar Telephone Nigam Limited)이 통신시장의 지각 변동을 예고한 사건을 일으켰다. 초당 통신요금을 우리 돈 0.125원으로 낮추겠다고 발표한 것.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인도 MTNL이 초당 0.5파이사(paisa·1루피=100파이사)로 전화요금을 인하한다고 발표하면서 인도 통신시장의 가격 인하 경쟁이 격화되고 있다고 14일 보도했다.
인도 이동통신시장은 세계에서 통신비가 가장 낮은 국가이지만 가격을 더욱 낮추겠다고 발표한 것. MTNL의 RBP 신하 회장은 “초당 과금 제도는 가장 적합한 요금 체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애널리스트들은 소비자들에게는 합리적인 요금체계 이지만 통신사들 입장에서는 낮은 가격이 감당하기 힘든 수준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FT는 인도의 이동 통신시장을 주도하는 바르티 에어텔,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 보다폰 에사르(Vodafone Essar)의 업체들은 상당한 타격을 입을 것이라고 전했다.

또 일본의 도코모(DoCoMo), 노르웨이의 텔레노르(Telenor), 러시아의 시스테마(Sistema), 걸프의 에티사라트(Etisalat) 등 인도 통신시장에 새롭게 뛰어든 업체들은 더욱 부담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HSBC의 통신전문 애널리스트 라지브 샤르마는 “통신업계의 가격 인하 전쟁은 계속될 것이며 업체가 경쟁이 갈수록 격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이미 시장은 포화상태이고, 진입장벽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인도 통신시장의 격렬한 가격 경쟁은 인도 통신시장의 빠른 성장을 대변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인도는 이미 5억 만 명이 이동통신을 이용하고 있으면 매월 1000만 명의 신규 가입자가 생기는 것으로 집계됐다.

가격 경쟁의 불을 붙인 것은 인도 최고 갑부 아닐 암바니의 릴라이언스 그룹의 릴라이언스 커뮤니케이션이다. 릴라이언스가 분당 1루피로 통신요금을 인하하면서 인도 통신시장이 급팽창했다. 저렴해진 통신요금에 너도나도 휴대전화를 구입한 것.

애널리스트들은 “인도 통신시장에 사업자가 지나치게 많다”고 평가했다. 또 “가입자 수는 늘어나고 있지만 평균 이용요금은 제자리걸음”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가격 경쟁에 기름을 부은 것은 인도 정부다. 정부는 지난해 6개의 사업자에게 이동통신 사업을 허가하면서 그야말로 ‘피 튀기는’ 전쟁이 시작됐다. 대부분의 유럽 국가들이 3~5개의 통신사업자가 경쟁하는 반면 인도에는 모두 14개의 사업자가 이동통신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인도 최대 그룹이 타타 그룹과 손잡고 인도에 진출한 일본의 도코모는 초당 과금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하며 경쟁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그러나 불꽃 튀는 경쟁으로 요금이 떨어지면서 주가도 덩달아 크게 떨어졌다. 인도 센섹스 지수에 포함된 바르티의 주가는 연초대비 26% 떨어졌고, 릴라이언스의 주가는 43% 떨어졌다. 인도 센섹스 지수가 연초대비 77% 이상 오르고, 일부 업종의 주가가 2~3배 상승한 것과 비교하면 형편없는 실적이다.

그러나 경쟁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인도 정부는 이달 말 번호이동제도를 시행할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번호이동제도가 시행되면 가격 경쟁이 2라운드에 접어 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이달 말 3세대 이동통신 서비스가 시작되면 경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 가능성도 있다.

인도 정부는 독점을 막는다는 이유로 통신 시장에서의 인수합병(M&A)을 규제하고 있다. 인도 통신시장이 춘추전국시대를 꾸준히 이어가는 한 인도는 세계에서 가장 낮은 통신요금이라는 타이틀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인도의 소비자들도 저렴한 비용으로 휴대 전화를 이용하는 행복을 누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윤재 기자 gal-run@asiae.co.kr
<ⓒ세계를 보는 창 경제를 보는 눈,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AD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기준금리 11연속 동결…이창용 "인하시점 불확실성 더 커져"(종합2보) 韓, AI 안전연구소 연내 출범…정부·민간·학계 글로벌 네트워크 구축 '해병대원 특검법' 재의요구안 의결…尹, 거부권 가닥

    #국내이슈

  • '금리인하 지연' 시사한 FOMC 회의록…"일부는 인상 거론"(종합) "출근길에 수시로 주물럭…모르고 만졌다가 기침서 피 나와" 中 장난감 유해 물질 논란 "눈물 참기 어려웠어요"…세계 첫 3D프린팅 드레스 입은 신부

    #해외이슈

  • [아경포토] 이용객 가장 많은 서울 지하철역은? [포토] '단오, 단 하나가 되다' [포토] 중견기업 일자리박람회

    #포토PICK

  • KG모빌리티, 전기·LPG 등 택시 모델 3종 출시 "앱으로 원격제어"…2025년 트레일블레이저 출시 기아 EV6, 獨 비교평가서 폭스바겐 ID.5 제쳤다

    #CAR라이프

  • [뉴스속 용어]서울 시내에 속속 설치되는 'DTM' [뉴스속 용어]"가짜뉴스 막아라"…'AI 워터마크' [뉴스속 용어]이란 대통령 사망에 '이란 핵합의' 재추진 안갯속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