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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거꾸로가는 자본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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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법인에서 일하는 한 증권사 임원이 이런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골드만삭스와 같은 대형IB가 백화점이라면 아직 저희는 동네 슈퍼로 인식되어 지는 게 국내 금융산업의 현실입니다." 실물 시장과는 달리 자본시장 성숙도가 걸음마 단계에 머물러 있음을 지적한 말이다.

이같은 상황에서 주식형 펀드와 상장지수펀드(ETF)에 각각 0.3%, 0.1%씩 거래세가 부과되는 데 이어 해외펀드 비과세 혜택 또한 올해 종료되는 등 증권관련 상품들의 세제 혜택이 사실상 모두 폐지된다. 여기에 선물-옵션 등 파생상품에까지 거래세를 부과하는 방안이 추진되면서 국내 증권-자산운용 관계자들이 시장 위축에 큰 우려를 표명하고 있다.
삼성전자, 현대-기아차 등 글로벌 기업들이 많이 나오고 있는 타 산업에 비해 국내 금융기관들은 아직 두각을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그나마 '코스피200선물 거래량 글로벌 7위, 코스피200옵션 거래량 글로벌 1위'라는 지위는 우리 파생상품 시장의 발전 가능성을 엿볼 수 있게 하는 대목이다.

이번 거래서 부과는 조세 형평성을 맞추자는 게 그 이유다. 옆나라를 보자.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파생상품 시장에 거래세를 부과한 대만은, 파생상품시장의 1등 자리를 싱가포르에 빼앗긴 바 있다. 일본과 호주 등은 기존에 부과하던 거래세를 없애는 등 아시아 국가들이 경쟁적으로 규제를 완화하면서 시장 경쟁력을 끌어올리고 있다.

국가 재정의 건정성 확보 등을 위해 세수를 확보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나 '아시아 금융허브, 대한민국 자본시장 활성화'라는 이명박 정부 출범 초기의 장기 목표를 고려할 때 거래세 부과에 대해 보다 신중한 접근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갑작스런 정책 기조 변경은 시장의 혼란을 부추기고 신뢰까지 한꺼번에 무너뜨리게 된다.

김수희 기자 suhee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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