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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아이비리그의 굴욕 '기금 운용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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콧대 높은 아이비리그 대학들의 기금 운용 실적이 예상과 달리 저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반해 소규모 대학 기금들은 이들보다 높은 수익을 올렸다.

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대부분의 대학 기금들은 2008년 적지 않은 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규모가 작은 기금들은 하버드와 예일과 같은 ‘거인’들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올려 눈길을 끈다.

90개에 달하는 대학기금을 관장하고 있는 노던 트러스트의 조사에 따르면 하버드, 예일, 스탠포드, 프린스턴. MIT 등 미국 5대 명문대학은 지난 회계연도 투자 손실이 25~30%에 달했다. 이에 반해 규모가 1억달러 이하인 대학 기금들은 손실률이 16%에 그쳤다.

리스크가 높은 헤지펀드나 부동산 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양화했던 대형 기금들과 달리 채권과 같은 고정자산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고 사모펀드와 같은 대체 투자 수단을 피했기 때문이다.

몇 년 전만에 해도 이는 상상도 못한 일이었다. 아이비리그의 명문대학들은 소위 ‘예일대 투자법’ 이란 방식으로 헤지 펀드, 사모 펀드, 부동산 등으로 투자영역을 넓혀왔다. 이런 공격적인 투자방식으로 2001년 IT 버블 당시 대부분의 기금들이 상당한 손실을 봤음에도 불구하고 하버드와 예일은 선전할 수 있었다.

하지만 글로벌 금융위기로 미 증시가 급락하고 부동산 시장도 최악의 침체에 빠지자 이들 기금 수익률은 곤두박질 칠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아이비리그 대학은 다른 대학에 비해 운영 수익의 기금 의존율이 매우 높다. 미 대학들이 평균적으로 운영 수익의 5%를 기금에 의존하는 것과 달리 명문대학은 의존 비율은 25~45%에 달한다.

대학 예산의 34%를 기금에 의존하는 하버드가 금융위기 당시 자산 매각이 어려워 단기적으로 15억달러를 차입한 것이 단적인 예다.

다니엘 직 하이 비스타 전략연구소 대표는 “이번 위기를 통해 덩치가 큰 대학들을 꼭 따를 필요는 없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들 대학들이 투자전략을 바꿀 것 같지 보이지 않는다. 예일 대학은 지난 20년간 기금의 연간 수익률이 20%에 달한다는 사실을 들며 공격적 투자방식을 고수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탠포드의 랜디 리빙스톤 최고재정책임자(CFO)도 예일대 방식을 버리기에 너무 이르지만 유동성 확보를 위한 방법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보경 기자 pobo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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