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꺾기성 끼워팔기...빛바랜 중기대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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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구직원 가입추천 은근한 압력...대출기업들 '울며 겨자먹기'

#경기도 수원에서 전자부품 중소기업을 운영하는 박모(45) 사장은 이달 거래하던 모 자동차 하청업체가 부도를 낸 뒤부터 지옥 같은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몇 천만원이 넘는 물품대금은 떼일 처지가 됐고, 팔 곳을 찾지 못한 재고는 공장 창고를 채워가고 있다.박 사장은 최근 중기대출에 대한 은행들의 조건이 많이 완화됐다는 말에 10년 넘게 거래해온 은행을 찾았다. 3000만원을 대출받았지만 추가로 보험상품을 한개 가입하고 왔다 상담직원이 추천을 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부가 중소기업 대출에 대해 은행 압박이 심화되면서 중기 대출이 어느정도 풀렸지만 추가로 각종 금융상품을 끼워파는 행태가 아직도 성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감독당국이 은행의 끼워필기 단속에 대해 몇해전부터 강력하게 단속하고 있지만 적발이 쉽지 않고 최근 중기대출이 풀리면서 자연스레 이뤄지고 있는 것이다. 창구 직원들은 인사고과에 반영되는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내몰리고, 중소기업과 자영업자들은 울며겨자먹기 식으로 피해를 받고 있다.

◇중기대출시 슬쩍 끼워팔기=은행권의 끼워팔기는 감독당국의 강력단속으로 어느 정도 완화된 상태지만 아직도 꺽기는 일부 은행의 지점에 전방위적으로 성행하고 있는 상태다.

금융감독원이 지난 11월 국민ㆍ우리ㆍ신한ㆍ하나 등 9개 시중은행을 상대로 중소기업 대출실태에 대한 점검한 것도 대출 과정에서 예ㆍ적금 가입 강요 등 일명 '꺾기' 피해를 호소하는 중소기업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부의 단속에도 꺽기가 지속되고 있는 것은 피해자들이 불이익을 우려해 신분 노출을 꺼리고, 드러나더라도 은행은 정상적인 상품 권유였다고 둘러대면 그만이기 때문이다.

수원에서 원단 공장을 운영하는 최모(58) 사장도 "대출담당 직원이 좋은 보험상품이나 펀드가 나왔다고 수시로 전화를 걸어와 어쩔 수 없이 보험 하나와 직원 20명의 모바일뱅킹 서비스도 가입해줬다"고 말했다.

◇창구직원들도 죽을 판=지점의 창구 직원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실적이 없으면 인사고가에 바로 반영되고 할당량을 채우기 위해 어쩔수 없다는 것이다. 더욱이 최근의 금융위기 여파로 수익이 낮으면 지점이 통폐합되기 때문에 지점 전체적으로 당연시 하고 있는 실정이다.

시중은행 지방 지점에 근무하는 이모 대리는 한달 동안 팔아야하는 할당 상품만 7~8종에 이른다. 이 은행은 매일매일 직원들의 실적을 모아 수시로 전체 순위를 매긴다. 이 순위는 평직원들은 물론 지역본부장과 지점장들의 성과급과 인사고과의 주요 자료로 활용된다.

모 은행 지점 창구 직원은 "보험상품은 고객 사정과는 관계없이 일시납보다는 수수료 수익이 많은 월납 상품, 장기불입 상품으로 유도하고 있다"며 "그렇다 보니 자금 사정이 어려워지면 납입한 원금에도 턱없이 못미치는 돈만 받고 보험을 해약하는 고객도 많다"고 털어놨다.

한 중소기업 대표는 "은행들이 보험계약을 많이 맺어야 수수료를 챙길 수 있다"며 "자금난을 호소하는 중소기업들의 실정은 아랑곳하지 않고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수수료 장사를 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이초희 기자 cho77love@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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