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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착한 기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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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서소정 기자]착한 기업은 성공할 수 없을까. 서울 시내를 다니다 보면 어렵지 않게 '쿱(COOP)'이라 적힌 노란 택시를 만나볼 수 있다. '쿱택시'는 국내 최초로 택시기사들로 구성된 협동조합이 운영하는 택시다. 서울시에서 현재 운행 중인 택시는 7만2000여대. 그러나 불과 75대에 불과한 쿱택시를 심심치 않게 목격할 수 있는 것은 바로 높은 가동률 때문이다.

2년 전 前 국회의원 출신의 이사장이 '사납금 없는 착한 택시'를 표방하며 설립한 쿱택시는 이제 생존의 시험대를 통과하고, 제2의 성장을 꿈꾸고 있다. 하지만 설립초기, 가장 큰 난관은 바로 '돈'이었다. 조합원 명의로 집단대출을 받으려 했지만 은행들이 거절하면서 제3금융권, 명동 사채 시장까지 가서야 겨우 자금을 마련할 수 있었다. 우리나라에서 왜 협동조합이 널리 뿌리를 내리지 못했는지 가늠할 수 있는 대목이다.
해외에선 어떨까. 뉴질랜드 키위로 유명한 제스프리, 스페인 프로축구팀 FC바르셀로나, 미국 언론 AP통신, 프랑스 최대은행 크레디 아그리콜. 이들의 공통점은 협동조합이라는 것이다. 이런 세계적 브랜드들은 이윤보다는 분배를 중시하는 협동조합이 장기적으로 발전하기 힘들다는 편견을 깨고 진화를 거듭하며 시장의 한 축으로 성장했다.

최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문재인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사회적경제 활성화'를 담았다. 정부가 협동조합ㆍ사회적 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경제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기로 한 것이다.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달 초 협동조합의 날 기념식에 앞서 "정부가 현재 가장 고민하고 있는 것이 경제가 성장해도 일자리가 늘지 않는 문제와 사회 양극화 문제"라며 "(협동조합 육성 같은) 사회적 경제가 이 두 가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안 중 하나"라고 말했다.

협동조합의 대부 스테파니 자마니는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추구하는 시민시장(civil markets)의 영역은 오래전부터 존재했으며, 앞으로 소비자의 사회적 책임의식이 강화될 수록 확대된다"고 내다봤다.
김 부총리가 말했듯 협동조합이 양극화와 일자리를 위한 완전한 해법은 될 수 없다. 다만 우리 사회가 협동조합이 가치를 추구할 뿐만 아니라 기업으로서 시장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다는 사실에 공감대를 키우는 것만으로도 진일보한 의미가 될 수 있다. 청년들이 협동조합으로 벤처기업을 세우고, 이들 기업이 시장의 당당한 한 축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정부가 지원해준다면 부의 재분배 문제도 조금은 쉽게 풀릴 수 있지 않을까.






서소정 기자 ssj@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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