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이다.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땀이 주루룩 흘러내린다. 이런 여름날 아기자기한 시 한 편 함께 읽는 것도 괜찮겠다 싶다. 아빠를 닮아 수박을 좋아하는 어린 아들이 아빠에게 "여름 글자를 써 달라고" 조른다. 아빠는 '여름'이라고 써 준다. 하지만 아들은 "그림책을 가져와 무성한 푸른 잎을 거느린 나무 그림을 보여 주며 여름 글자 필요 없어"라고 말한다. 아들이 생각하기에 진짜 '여름'은 글자가 아니라 '나무'니까. 그런 아들을 보면서 아빠는 어린 아들이 아주 아기였을 때 행여나 아이가 모기에 물릴까 봐 "잠 설치며" 모기를 잡던 일을 떠올린다. 아빠와 아이는 그렇게 다른 듯 실은 서로 마주 보며 함께 여름을 간직한다. 그리고 아이는 장차 자라나 아빠처럼 "여름 같은 나무"가 될 것이고 아빠는 그 아래에서 시원하게 한여름을 걱정 없이 보낼 것이다. 채상우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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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는 직장 잃을 위기에 놓였다…한국 삼킨 초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