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수 겨냥 관세청 압수수색에 한진家 초긴장(종합2보)

땅콩회항 조현아 사장 경영복귀 연착륙 차질

[이미지출처=연합뉴스]

[아시아경제 조유진 기자] 한진그룹 총수 일가를 겨냥한 관세당국의 압수수색으로 한진가에는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관세청은 21일 오전 10시부터 한진그룹 오너 일가의 밀수, 관세포탈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조현민 대한항공 전무의 평창동 자택 등 한진그룹 총수일가의 주거지 3곳, 인천공항 제2여객터미널 내 대한항공 사무실 1곳에 대해 압수수색을 했다.

대한항공 인천공항 사무실은 화물 관련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와 직원들이 있어 총수 일가의 화물과 관련한 각종 서류나 정황을 아는 직원의 증언을 확보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다.

관세청은 조양호 회장 부부와 조 전무가 함께 살고 있는 평창동 자택과, 조현아 칼호텔네트워크 사장의 용산 동부이촌동 자택,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강남구 반포 자택에서도 압수수색을 벌였다.

관세청이 재벌총수 일가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 압수수색은 최근 언론과 메신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제기된 총수 일가의 조직적인 관세 포탈 의혹을 조사하기 위한 목적으로 전해졌다.

한진그룹 총수 일가는 대한항공 항공기를 통해 해외 명품의류와 사치품, 식품, 인테리어 가구 등 생활용품 등을 세관에 신고하지 않고 반입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밀수 의혹이 사실로 드러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형이나 관세액의 10배에 달하는 벌금형에 처할 수 있다. 관세청은 증거 확보를 위해 지난 17일부터 총수 일가의 신용카드 해외사용 내역과 관련 증언을 확보하는 등 사실확인 작업을 벌이고 있다.

조현민 전무의 '물벼락 갑질'에서 시작된 논란이 경찰 수사에 이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관세 포탈 혐의 조사로 번지면서 한진그룹도 바짝 긴장한 모습이다.

특히 이번 총수 일가의 밀수와 관세 포탈 관련 조현아 사장의 혐의가 밝혀질 경우 땅콩회항 사태 이후 3년4개월 만에 이뤄진 조현아 사장의 경영복귀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관세청은 필요할 경우 추후 조양호 회장을 비롯한 총수 일가를 직접 불러 조사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대한항공 직원들이 '대한항공 갑질 불법 비리 제보방'이라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방을 개설해 총수 일가의 각종 갑질과 불법·비리 의혹 사례를 모으고 있다.

'친구'가 아닌 사람끼리도 서로 익명으로 대화할 수 있는 비밀 채팅방은 개설 사나흘 만에 참여자가 600명을 넘겼다. 채팅방 참가자들은 총수 일가와 관련한 ▲ 폭언 녹취 파일 ▲ 갑질·폭력·부당한 업무지시 ▲ 강등·퇴사 등 부당 인사 ▲ 세관 통과·탈세·비자금 ▲ 국토교통부 관련 비리·비위 등을 최우선 제보받고 있다.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된 총수 일가의 음성 파일, 밀수 의혹 관련 내용이 이곳을 통해 이뤄졌고, 제보나 증언을 할 직원 섭외 등도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이 이 채팅방을 통해 제보되는 회사 경영, 항공기 안전관리 상의 문제나 각종 의혹에 대해 추가로 조사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조유진 기자 tint@asiae.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