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 실장 퇴진은 현 정부 들어 약진하고 있는 참여연대 출신 인사의 교체라는 의미가 있다.
청와대 경제수석에는 소득주도성장의 이론적 배경을 제시한 교수 출신의 홍장표 수석이 경질되고 정통 관료 출신인 윤종원 수석이 발탁됐다.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는 한양대 교수 출신인 백운규 전 장관 후임에 산업부에서 잔뼈가 굵은 성윤모 장관이 중용됐고, 노동운동을 거쳐 국회의원에 당선된 김영주 전 고용노동부 장관 후임에는 고용부 차관을 지낸 이재갑 장관이 임명됐다.
김&장은 모두 현 정권에 ‘지분’이 없는 영입인사들이었다.
이명박 정부에서 기획재정부 2차관, 박근혜 정부에서 국무조정실장을 지낸 김동연 부총리나 ‘안철수의 멘토’였던 장 전 실장은 모두 정권 실세가 아니었다.
두 사람이 경제정책 주도권을 놓고 끊임없이 불협화음을 낸 배경에는 역학 관계의 우열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는 정치권 인사들도 있다.
반면 김 실장은 정권 창출의 일등공신이다. 참여정부 때 4년 4개월 동안 청와대에서 근무했고 현 정부 출범 후에는 탈원전과 대입제도 개편 등 교육문제, 부동산 정책 등 주요 현안을 모두 관장해 ‘왕수석’으로 불렸다.
김 실장이 수석 시절 손 댄 정책 중 성공했다고 할 만한 게 없는데도 오히려 정책실장으로 영입한 데는 대통령의 두터운 신뢰가 있었기 때문이다.
관료 출신인 홍 후보자는 김 부총리와 마찬가지로 현 정권에 지분이 없다.
경제 정책에 대한 소신이 뚜렷한 김 부총리에 비해 더 무색무취하다.
기재부 관료들 사이에서 ‘연못에 바늘이 빠지면 물을 다 퍼내서라도 찾을 사람’이라는 평을 들을 정도로 상사들의 지시를 잘 이행하는 스타일이다.
김 실장이 11일 기자간담회에서 “더는 투톱 같은 말이 나오지 않도록 엄중히 대처하고 긴밀히 협력하겠다"며 몸을 낮추고 있지만 청와대의 국정 장악력이 더 세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것도 홍 후보자와 김 실장이 현 정권에서 차지하는 위상 차이 때문이다.
김성태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서 “허수아비로 세워놓았던 장하성 정책실장을 밀어내고 문재인정부의 실세가 직접 진두지휘라도 하겠다는 것이냐"며 ”소득주도성장에 대한 여론의 불만이 만만치 않은데 경제부총리를 총알받이로 앞세워놓고 뒤에서 더 강하게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황진영 기자 young@asiae.co.kr
부애리 기자 aeri345@asiae.co.kr
꼭 봐야할 주요뉴스
아빠는 직장 잃을 위기에 놓였다…한국 삼킨 초저... 마스크영역<ⓒ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