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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병원 '주 1회 휴진' 확산…"교수 집단 과로사할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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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응급·중증환자 진료는 유지"

빅5 병원을 위시한 국내 주요 수련병원 교수들이 주 1회 휴진에 속속 나서고 있다. 전공의 공백이 두 달 넘게 이어져 교수의 피로가 누적되는 가운데 환자 진료 수준 유지와 과로사 예방 등을 위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방재승 서울대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30일 집단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방재승 서울대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오는 30일 집단 휴진에 들어가겠다고 밝히고 있다./사진= 최태원 기자 peaceful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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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의료계에 따르면 빅5로 불리는 서울대병원과 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성모병원 교수 모두 다음 주부터 휴진에 나선다. 다만 휴진하더라도 응급·중증 환자와 입원 환자에 대한 진료는 유지한다. 동참 여부는 교수들 개별 선택에 따른다.

서울대병원 교수들은 우선 오는 30일 하루 집단 휴진에 들어간다. 방재승 서울대 의대·병원 비상대책위원장은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서울의대 융합관 양윤선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끝이 보이지 않는 암울한 상황 속에서도 진료를 위해 하루하루 긴장을 유지해야 하는 의료인으로서, 몸과 마음의 극심한 소모를 다소라도 회복하겠다"고 설명했다. 의료진 번아웃 예방 등을 위한 차후 휴진 일정은 5월에 출범하는 3기 비대위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세브란스병원 교수들도 30일을 시작으로 다음 달 말까지 매주 하루 휴진을 이어간다. 연세의대 교수 비대위는 지난 24일 서울 서대문구 연세의대 윤인배홀·강남세브란스병원 대강당·용인세브란스병원 대강당에서 임시 전체 교수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연세의대 비대위는 교수들의 진료 역량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 이같이 결정했다는 입장이다. 교수들이 오랜 시간 근무하다 보니 정신·신체적 부담과 번아웃, 스트레스 지각 정도에서 한계에 도달했다는 것이다.


서울아산병원은 다음 달 3일을 시작으로 매주 1회 진료과별 상황에 맞춰 일반 환자의 진료와 수술을 멈춘다. 울산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는 23일 오후 서울 송파구 울산대 의대 강당 등에서 온·오프라인 총회를 열고 이같이 합의했다고 밝혔다. 울산 의대 비대위는 "장기간 비상 의료 상황에서 교수들의 정신적, 신체적 한계 때문에 진료와 수술을 재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특히 어린 자녀를 키우는 의사의 경우 계속되는 진료와 당직으로 육아에 문제가 있어 육아휴직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서울성모병원도 5월부터 매주 금요일 휴진에 나선다. 다만 요일은 자율적으로 변경할 수 있다. 가톨릭 의대 차원의 휴진 여부는 내부에서 설문이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김성근 가톨릭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다음 주 가톨릭대학교 부속병원 전체 총회에서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성균관의대 비대위도 최근 주 1회 외래와 시술, 수술 등 진료가 없는 날을 휴진일로 정해달라는 권고안을 교수들에게 배포했다. 성균관의대는 삼성서울병원과 강북삼성병원 등을 수련병원으로 두고 있다. 권고안에는 ▲주 52시간 근무 시간 준수 ▲근무 시간 초과로 피로 누적 시 주 1회 외래·시술·수술 등 휴진 ▲당직 등으로 24시간 연속 근무 시 적절한 휴식 등 내용이 담겼다. 다만 같은 날 집단 휴직이 일어날 가능성은 적다. 비대위 측이 개별 교수들에게 병원과 상의해 휴진일을 결정해주길 권장했기 때문이다.


최용수 성균관의대 비대위원장은 "주 52시간 등 노동법을 지키는 건 인간의 기본권"이라며 "최소한의 휴식을 위해 일주일 내내 진료 일정이 있는 교수들은 근무 재조정을 하란 권고안"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 날짜를 정해서 모든 교수가 휴진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지속적인 휴식을 담보할 수 없다"며 "일주일에 하루는 쉬어야 주 52시간 근무가 가능하다. 개별 교수들이 병원 측과 상의를 통해 진료 일정을 조정하게 될 것"이라고 했다.


해당 병원은 현재 의대 교수들과 휴진일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휴진으로 인해 진료나 수술 일정이 변경되는 환자들에겐 개별 연락을 통해 공지하겠다는 입장이다.


누적된 피로에 따른 의대 교수들의 휴진은 전국적으로 이뤄질 전망이다. 앞서 충남의대 비대위도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휴진하기로 했다. 원광대 의대 비대위는 다음 달 3일부터 매주 금요일 외래진료를 하지 않기로 했다. 충북의대 비대위도 지난 5일부터 매주 금요일 교수들이 개별적으로 외래진료를 휴진하고 있다. 고려의대 교수들은 오는 30일부터 주 1회 휴진하기로 뜻을 모았다.


전국 의과대학 교수 비상대책위원회(전의비)도 이날 장기적 진료를 위해 주 1회 휴진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전의비는 26일 온라인 8차 총회를 마친 후 주당 60시간 이내 근무시간 유지를 위해 ▲외래 진료와 수술·검사 일정 조정 ▲당직 후 24시간 휴식 보장을 위한 주 1회 휴진 ▲중증·응급환자 진료에 집중하기 위해 경증 환자 회송을 통한 교수 1인당 적정 환자 유지에 나서기로 했다.


전의비에 참여하는 의대는 빅5 병원을 수련병원으로 둔 서울대·연세대·울산대·성균관대·가톨릭대를 비롯해 계명대·고려대·강원대·건국대·건양대·경상대·단국대·대구가톨릭대·을지대·이화여대·부산대·아주대·원광대·인제대·전남대·전북대·제주대·충북대·한양대 등 20여 곳이다.





최태원 기자 peaceful1@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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