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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증권사 우발채무 규제 도입…부동산 투자 '눈덩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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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보험사처럼 동일인 신용공여 한도 부여…석달새 3조4000억 급증

단독[아시아경제 박철응 기자] 증권사들의 부동산 투자 우발채무(채무보증)에 대한 규제가 도입된다. 부동산 경기 활황에 따라 증권업계도 투자를 크게 늘리면서 채무보증 규모가 석달만에 3조4000억원가량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부동산 경기가 꺾이는 추세로 접어들면서 부실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4일 금융당국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등이 함께 증권사 채무보증에 대한 규제 방안을 마련해 관련 개선방안을 제안한 상태"라고 말했다.
이는 정태옥 자유한국당 의원이 지난달 발의한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반영됐다. 동일한 개인이나 법인에 대해 자기자본의 25%를 초과하는 신용공여를 할 수 없도록 하고, 이 때 신용공여에는 대출과 어음할인 뿐 아니라 지급보증, 자금 지원 성격의 증권 매입 등을 포함시킨다.

지금은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금융투자사업자에 한해 대출과 어음할인만 신용공여로 보고 25% 룰을 적용하고 있다. 이를 모든 증권사로 확대하고 지급보증도 신용공여로 보는 것이 개정안의 핵심이다. 은행이나 보험사와 달리 증권사는 신용공여 한도 규제가 없는 사각지대에 있다는 점을 감안했다. 야당 의원의 법안에 정부 입장이 담겨있다는 점에서 국회 통과는 어렵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국내 증권사들의 채무보증 규모는 33조1901억원으로 3월 말 29조7810억원에 비해 3조4090억원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26조5703억원에서 같은해 말 27조9356억원으로 완만한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들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2012년까지만 해도 증권업계 채무보증액은 8조원 정도였는데 2013년부터 부동산 투자가 증권사 기업금융(IB)의 주된 영역으로 자리잡으면서 매년 보증액이 늘어왔다. 특히 올해는 6개월만에 5조2500억원, 19%가량 급증한 것이다. 나이스신용평가 분석을 보면 증권업계 전체적인 자기자본 대비 채무보증 비율은 지난해 말 56.3%에서 올해 6월 말 68.6%로 껑충 뛰었다.

채무보증의 70% 이상은 부동산 관련 사업 때문으로 파악된다. 증권사들이 투자 자금을 모으는 역할을 하면서 투자금에 대한 보증을 해주는 식이다. 저금리 환경이 이어지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증시도 부진을 보여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부동산 사업에 매진해 온 결과로 파악된다.

증권사별로 보면 메리츠종금증권 이 5조4819억원으로 가장 많다. 적극적으로 부동산 투자를 해 온 증권사인데 석달새 8300억원가량 더 늘었다. 자기자본 대비 비율은 164%를 넘는 수준이다. NH투자증권 역시 1조원가량 채무보증액이 늘어 3조9133억원에 이른다. 업계 1위인 미래에셋증권 는 3조3920억원인데 지난해 말과 비슷한 수준으로 크게 늘어나지는 않았다.

신한금융투자와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2조5617억원, 2조2588억원으로 올들어 1조6800억원, 1조3400억원씩 크게 늘어나 눈에 띈다. 은행지주 계열사들로, 이른바 '빅5'에 비해 전통적인 위탁매매 등에서 경쟁력이 떨어지다보니 부동산 투자를 통한 이익 확대에 주력해온 결과로 풀이된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달 부동산 경기 둔화 우려 상황에서의 관련 업종 신용 이슈를 점검하면서 증권업계에 대해 "자기자본 3조원 이상 종합IB(투자은행)들의 신용 익스포저가 단기간에 급등해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와 기업여신 비중이 9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는 지난 3월 말을 기준으로 한 것이어서 6월 말 채무보증액을 감안하면 이 비율도 크게 높아질 것으로 우려된다.

한국기업평가는 "부동산 경기 억제 정책의 시행과 특정 건설사 신용이슈 발발, 부동산 경기 변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시장은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다"면서 "유동화 증권 미매각 등이 발생하면 증권사가 매입해야 한다"고 했다.

금융당국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윤석헌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간부회의를 통해 "일반 주택담보대출은 가계부채 종합대책으로 관리 중이지만, 부동산펀드 등 소위 부동산 '그림자금융'은 상대적으로 관리가 미흡하다”며 체계적 관리를 강조한 바 있다.




박철응 기자 her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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