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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동여담]밸런타인데이와 안중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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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아시아경제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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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현우 기자] 지난 14일 밸런타인데이 때 인터넷상에서는 안중근 의사와 관련된 논란이 있었다. 이날은 밸런타인데이가 아니라 안 의사 사형선고일로 기억돼야 한다며 일부 지자체에서는 '안중근의 날'로 지정하자는 목소리가 나왔고, 한 연예인은 안 의사 사형선고일을 기념하자는 글을 올렸다가 여기에 반박한 팬과 싸움이 나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각에서는 밸런타인데이 자체가 일제강점기에 들어온 왜색이 짙은 풍속인만큼 초콜렛을 주고받을게 아니라 이날을 아예 '안중근 의사 기념일'로 지정해야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히 데이마케팅을 통해 만들어진 기념일까지 의미를 두고 통제하는 것은 지나치게 국가주의적이란 반론도 만만치않다.

일제에 의해 사형선고를 받을 날이 안 의사를 기념할 대표일로 삼기 부적절하다는 비판도 함께 나온다. 실제로 한 역사적 위인의 기념일을 그 인물의 사형선고일로 지정하는 경우는 없는 상황이다. 대부분은 의거를 벌인 당일, 아니면 순국한 날을 기준으로 삼는다.


일제에 의해 제대로 형식조차 갖추지 않고 순식간에 사형선고로 이어진 재판인만큼, 이를 안 의사의 기념일로 삼는 것에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다. 안 의사의 거사일은 1909년 10월26일이고, 순국일은 1910년 3월26일이다. 서울 남산의 백범광장에 위치한 안중근의사기념관에서도 의거일과 순국일은 기념하지만, 사형선고일은 따로 기념하지 않는다.


이러한 논란 속에서 오히려 청년 안중근이 느꼈을 고뇌는 영웅주의 속에 파묻혀있다. 그는 그저 태어날 때부터 북두칠성의 기운을 받아 나라를 위해 죽을 의사, 안응칠로 표현될 뿐이다. 개항기 시대상황에 살아남고자 복권사업과 석탄사업 등을 벌이다 실패한 벤처사업가로서의 고민도, 소년시절 지역군벌인 아버지를 따라 동학군을 토벌하며 느꼈을 번민도 모두 '하얼빈의 총성'에 묻혀있을 뿐이다.



이현우 기자 knos84@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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