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방콕 전창관 객원기자]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에 걸쳐 심각해진 방콕과 인근 지역의 대기오염으로 관광객 감소가 우려되자 태국 정부가 미세먼지와의 전쟁에 나섰다. 군까지 동원한 물뿌리기 작업에도 대기질 개선 효과가 미미하자 급기야 인공강우 작업까지 강행했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일부 관료들이 미세먼지의 원인으로 방콕의 대표적 노점음식점인 '숯불 돼지꼬치구이'를 거론해 시민들의 빈축을 사고 있다.
최근 태국 까시껀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미세먼지 대기오염 주의령이 내려지는 기간 동안 외국인 여행객 입국이 약 4.5% 감소할 것으로 우려되며, 이에 따른 관광수입 손실액은 35억바트(약 1242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됐다. 미세먼지로 인한 질병 치료비용 또한 31억바트 이상 소요될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최근 심각해진 미세먼지의 원인을 놓고 타위삭 럿쁘라판 방콕 부시장의 말이 시민들의 질타를 받고 있다. 그는 지난해 말 미세먼지의 주요 발생 원인 중 하나로 "방콕 시민들이 즐겨 먹는 노점 음식인 숯불 돼지꼬치구이"를 언급했다. 그의 말이 전해진 후 페이스북에는 '공장 매연은 왜 단속하지 않느냐, 공업단지에 가서 공해가 얼마나 발생하는지나 살펴보고 얘기하라' '낡은 버스 매연 단속이나 좀 하라' '무슨 숯불 돼지꼬치구이 연기를 원인이라고 들먹이냐'는 등의 비난글이 쏟아졌다. 실제로 태국 미세먼지의 가장 큰 원인은 자동차 매연으로 꼽힌다. 2018년 말 기준 태국 내 자동차등록사업소에 등록된 디젤 자동차는 총 263만대에 달한다.
한편 태국 정부는 초미세먼지(PM) 지수를 2.5 이하로 줄이기 위해 당분간 오전 10시부터 오후 3시까지는 화물차의 도심 운행을 통제하기로 했다. 또한 쁘라윳 짠오차 총리의 지시로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일주일간 방콕 도심의 지하철 공사도 전면 중단했다. 이와 함께 일반인들의 승용차 운행 자제를 권고하는 한편 미세먼지를 차단할 수 있는 보건용(N95) 마스크 착용도 권장하고 있다.
방콕 전창관 객원기자 bkkch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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