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99대1 불평등 사회'…'토지공개념'서 해법 찾아
"보유, 개발, 처분 모든 단계에서 투기 이익 없어야"
일각선 "대권 향한 '자기정치' 행보" 해석도
[아시아경제 김현정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8만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방안을 발표하면서, '토지공개념'에 대한 적극적인 강화 의지를 밝혔다. 그간 집권 여당을 중심으로 언급·논의 돼 왔던 토지공개념을 서울시장이 공식적으로 언급한 것은 문재인 정부 들어 처음이다. 사유재산권 침해 논란이 있는 사안인데다가 최근 집 값 상승세가 멈춘 상황을 감안하면, 사실상 차기 대권을 향한 박 시장의 '자기 정치'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그러면서 최근 주거 현황에 대해 '99대1 불평등 사회'라고 진단했다. 서울의 주택공급이 2010년 340만가구에서 지난해 367만가구로 늘었지만, 자가보유율을 같은 기간 51.3%에서 48.3%로 오히려 떨어졌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한 해결 방안으로 서울시가 내 놓은 것이 '토지공개념'이다. 서울시는 "이러한 상황에서 토지공개념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부동산의 보유·개발·처분의 모든 단계에서 투기 이익이 없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단계별 방안으로는 ▲보유 단계에서 보유세를 강화하고 ▲개발 단계에서 재건축초과이익 등 개발로 인해 발생하는 이익을 제대로 환수해야 하며 ▲처분 단계에서는 양도소득세를 철저히 부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내놓은 주택공급 정책 역시 서울 외곽 신도시 건설을 골자로 해 실제 수요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을 받았던 정부안과는 달리, 직주근접 실현이 가능한 도심형으로 제안했다. 이어 편의시설과 미래혁신 인프라를 함께 조성하고 도로 위 주택 같은 새로운 주거트렌드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밤이면 유령도시가 되는 서울 도심부를 활성화 하는 방향으로 공공주택 물량을 확보하고, 도심 내 공실이 많은 업무빌딩과 호텔도 주택으로 바꾸는 방안을 제시했다.
'토지공개념'과 같은 민감한 사안을 전면에 내세우며 주택공급 대책을 발표한 데 대해 일각에서는 '차기대권'을 염두에 둔 박 시장의 정치적 행보라는 해석도 나온다. 한 여당 관계자는 "토지공개념이 정책에 앞서 정치 이슈가 된 상황에서 박 시장이 이를 언급한 것"이라면서 "부동산 가격 급등세가 꺾인 시장 와중에 나온 발언의 배경이 무엇인지는 생각해 볼 문제"라고 말했다.
김현정 기자 alpha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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