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김봉수 기자] 2017년 11월 15일 오후 2시29분31초. 1년 전 포항의 지반을 뒤흔든 규모 5.4의 강한 지진은 다음날 예정됐던 전국 대학입학수학능력시험을 일주일 연기시킬 정도로 큰 피해를 입혔다. 2016년 9월12일 경주 지진(규모 5.8)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강한 지진이었다. 연이은 강진으로 국민들은 "한반도도 더 이상 지진 안전 지대가 아니다"며 불안에 떨었다. 이후 정부는 학교 등 공공시설물들의 내진율을 조기에 대폭 높이기로 하는 등 각종 대책을 본격적으로 시행 중이다.
13일 행정안전부 재난안전관리본부에 따르면, 경주ㆍ포항 지진 이후 지진 대응 체계와 지진 방재 종합 인프라 구축을 위한 대책이 본궤도에 올랐다.
단 내진율이 지난해 말 기준 10.48%에 불과한 민간건축물의 경우 아직까지도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정부는 올해부터 2층 또는 200㎡ 이상 건물과 모든 주택에 대해 내진 설계를 의무화했다. 문제는 기존 건물이다. 내진 보강 공사시 세금 감면, 건폐율ㆍ용적률 10% 완화, 보험료 할인 등의 혜택을 주고 '지진 안전 시설물 인증제'가 10월부터 실시됐지만, 아직까지 자발적으로 내진 보강 공사에 나선 민간 건축물은 거의 없다.
경주ㆍ포항 지진의 구체적인 원인과 다른 지역의 지진 위험성을 분석하고 대비하기 위한 활성단층 조사ㆍ연구도 본격화됐다. 정부는 당초 2041년까지 였던 조사 기간을 2036년으로 5년 앞당겼고, 이미 지난해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경주ㆍ포항 인근 동남권 17개 구역에 대한 조사ㆍ연구를 마쳤다. 올해 4월에서 내년 2월까지 동남권 21개 구역에 대해 조사가 진행된다. 정부는 동남권 단층 조사 결과 지진 위험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즉 활성화가 명확한 단층에 대해선 2019년 말 우선 공개할 예정이다. 수도권은 2026년까지, 전국은 2036년까지 완료해 지진 위험성 여부를 분석한다.
올해 9월부터는 시각장애인용 점자 책자도 배포됐다. 전국적인 지진 대피 훈련을 연 2회 실시하는 한편, 안내판 설치 및 정비 등 옥외 대피 장소에 대한 관리도 강화했다. 피해 복구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주택 파손 기준을 명확히 하는 한편 학자금 면제 대상 확대, 재난 피해 심리 상담 실시, 임시 주거 시설 운영 지침 마련, 지진 피해 지역 복구를 위한 도시재생 사업 에 재정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도시재생특별법 개정, 풍수해보험의 지진 피해 보상 및 가입 범위(소상공인 포함) 확대 등의 제도적 개선도 이뤄졌다.
류희인 행안부 재난안전관리본부장은 "경주ㆍ포항 지진을 교훈으로 지진 정책의 기틀을 마련한 지진 방재 종합 대책에 이어 올해 5월 지진 방재 개선 대책을 통해 실행력 있는 과제들로 실효성을 보완했다"며 ""실제 상황에서 작동되는 지진 방재 체계를 목표로 매뉴얼 및 대응 체계 개선 등은 빨리 완료하고 합리적 투자 설정이 필요한 예산 사업 등은 순차적으로 실시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봉수 기자 bsk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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