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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한 번에 확인한다”…불법온상 ‘흥신소’ 어떤 곳이길래

최종수정 2018.11.05 16:14 기사입력 2018.11.05 14: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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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 시약’으로 배우자 불륜 한 번에 확인…알고보니 사기
장비는 007 영화 첩보수준…강력범죄 연루도
의뢰인 절박함 이용…조폭도 많이 관여해

법원에 온 전처 살인 김 모 씨.사진=연합뉴스

법원에 온 전처 살인 김 모 씨.사진=연합뉴스



[아시아경제 한승곤 기자] 자신의 전처를 무참히 살해한 ‘서울 강서구 전 처 살인사건’의 피의자 김 모(49) 씨가 피해자의 차에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을 달아 범행 전 약 두 달간 동선을 추적했던 것으로 경찰 수사 결과 드러난 가운데, 유족들은 김 씨가 ‘심부름센터(일명 흥신소)’를 이용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행법상 상대방의 동의를 얻지 않고 위치추적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하지만 일부 흥신소의 광고 내용을 보면 해당 일을 해주겠다는 취지로 영업을 하는 흥신소를 쉽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한 흥신소는 홈페이지를 통해 ‘가정업무’라며 “가족 구성원 간 말 못 할 고민이나 심각한 상황이 발생한 경우 내 일처럼 가정조사를 진행해드린다”고 소개하고 있다.

예컨대 배우자 외도를 의심해 소송으로 이어질 때 위자료 책임 공방 과정에서 유리할 수 있는 증거를 확보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다른 흥신소는 카카오톡 오픈 채팅을 개설한 뒤 아예 일대일 상담에 나서고 있다. 이 흥신소는 “스마트폰 해킹, 실시간 위치 추적 가능”이라며 영업을 하고 있었다. 스마트폰 해킹이란 의뢰인이 원하는 사람의 스마트폰을 들여다볼 수 있는 기능으로 ‘쌍둥이폰’이라 불린다. 사용자가 누구랑 통화하고 무슨 메시지를 보내는지 의뢰인이 안방에서 들여다볼 수 있는 셈이다.

이렇게 불법적으로 일을 하다 경찰에 적발된 사례도 있었다. 지난 2016년 11월 통신사 직원부터 해커, 관공서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까지 연루된 심부름센터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이들은 1년4개월 동안 거래처를 확보하기 위해 경쟁업체 거래단가를 몰래 조사해 달라거나 채무자나 내연관계인의 소재 파악 등을 의뢰받았다. 이렇게 받은 의뢰 건수는 410건에 달했다. 또 개인정보를 내다 파는 수법으로 1억4000만 원 상당의 부당이득을 취했다.

배우자 외도를 단 한번에 알아낼 수 있는 이른바 ‘불륜 시약’. 하지만 이는 사기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배우자 외도를 단 한번에 알아낼 수 있는 이른바 ‘불륜 시약’. 하지만 이는 사기로 드러났다. 사진=연합뉴스



◆ 흥신소, 강력범죄 연루…‘불륜 확인’도 한번에?

이런 흥신소들의 막무가내식 일은 ‘서울 강서구 전 처 살인사건’뿐만 아니라 다른 범죄사건에서도 언급됐다.

지난 3월 자신의 헤어지자는 말에 집으로 찾아와 장소를 옮겨가며 A 씨에게 장시간 동안 폭행당했다는 B 씨는 A씨가 감금치상 혐의로 구속됐음에도 “이거(데이트 폭력)를 신고를 못 하는 이유가 처벌이 약해서라고 하더라”며 “(B씨가) 저보고 흥신소를 사용해서라도 찾아낼 거라고 했다”고 두려움을 호소했다.

이쯤 되면 흥신소는 범죄사건에서 일종의 조력자 역할을 하는 셈으로 볼 수 있다.

심부름센터 직원들이 작업에 착수할 때 이용되는 장비는 영화에서 볼 수 있는 장비보다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의뢰인이 원하는 상대방을 추적할 때 이용되는 장비 크기는 담뱃갑 정도로 알려졌다. 이 정도 크기로 된 ‘차량 위치추적기’를 차량 또는 추적 대상 인근에 몰래 설치하면 사실상 찾기란 불가능할 정도다. 또 도청이나 동영상 촬영용으로 쓰는 소형 스파이캠(몰래카메라)도 있다.

그런가 하면 배우자의 불륜 여부를 확인하는 이른바 ‘불륜 시약’도 필수다. 불륜 행위를 한 후 일정 시간 안에 속옷 등에 뿌리면 정액이 묻었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 약을 판매하는 업체 역시 불법으로 “배우자의 불륜 여부를 10초 만에 알려 드립니다.”라며 광고하고 있다. 약을 뿌려서 빨간색이나 보라색이 나타나면 외도가 확실하다고 강조한다.

하지만 지난 2013년 9월 경찰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한 결과를 보면 이 시약은 생수, 두부, 우유, 계란 등에 뿌려도 적색으로 변했다. 속옷에 묻을 가능성이 많은 소변, 비누 세제 등에도 예외 없이 반응을 보였다. ‘불륜 시약’은 사기라는 것이다.

당시 서울 동작경찰서는 산성 및 염기성 물질에 반응하는 산염기 지시약을 남성 정액에만 반응하는 ‘불륜 시약’ 이라고 속여 수천만원 어치를 제조해 판매한 일당을 검거하기도 했다.

조사 결과 이들은 ‘불륜시약’을 만들어 속옷에 뿌려 붉게 변하면 성관계를 한 것이 확실해 외도 여부를 쉽게 확인할 수 있다고 광고하며 제품을 팔아왔다.

이 밖에도 흥신소는 의뢰인의 작업 내용에 따라 마취제, 전기충격기, 가스총까지 소지한다. 이런 장비를 동원해 미행, 차량 위치 추적, 도청, 카메라 촬영 등이 이뤄진다.

사진=연합뉴스

사진=연합뉴스



◆ 흥신소 이용 비용은 얼마일까…불륜 관련 의뢰시 천차만별

대부분 흥신소의 의뢰비용은 하루 50만 원, 일주일 250만 원 등을 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불륜을 저지르는 것으로 의심되는 배우자의 직장, 차량 소유 여부 등에 따라 가격은 그야말로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지난 2016년 7월 경찰에 적발된 불법 심부름센터의 경우 온라인에 ‘차량 조회 15만 원, 출입국 조회 45만 원, 병원기록 40만원, 재산 조회 30만 원’ 등의 글을 올려 홍보하기도 했다. 부르는 게 값인 셈이다.

이렇게 수집된 의뢰인 정보는 다른 흥신소에 팔아 돈벌이가 되기도 한다. 지난 2015년 11월부터 4월 사이 흥신소 사장 C 씨는 다른 흥신소 업자들에게 300여 차례에 걸쳐 개인정보를 판매해 약 1억 원을 챙겼다.

경찰에 따르면 C 씨는 이름·주민등록번호·전화번호·주소지·실거주지·가족 관계·차량 번호 등이 포함된 개인정보는 1건당 10만∼50만원에 업자들에게 판매하고, 개인정보를 구매한 흥신소 업자들은 자신의 의뢰인들에게는 건당 50만∼300만원에 정보를 판매했다.

전문가는 흥신소에 대해 의뢰인의 절박한 심정을 불법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갑룡 경찰청장은 5일 ‘신직업으로서의 공인탐정제도 도입방안 토론회’에 참석, 흥신소에 대해 “여러 여건과 형편상 개인이 직접 할 수 없는 문제들에 전문가의 체계적 도움이 필요하다. 불법적으로 흥신소 등으로 통해 이뤄지는데다, 조폭이 여기에 관여를 많이하고 있다”며 “과거 유흥가 유입에서 이제는 폭력배들이 흥신소에 잠입해 정말 절박히 도움 필요한 사람들의 등골을 빼먹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승곤 기자 hs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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