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Dim영역

명품 '쇼핑백'으로 재테크…박스·포장지 있으면 더 비싸

뉴스듣기 스크랩 글자크기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인쇄 RSS
쇼핑백에도 명품 로고 박혀야 '과시형 소비'…버리는 쇼핑백도 거래돼
쇼핑백에 박스 등 부속품 있으면 값 올라…선물 및 제품 판매 때 활용
2~3년 전보다 명품 쇼핑백 값어치는 떨어져…명품소비 증가하며 오히려 가치 하락하는 '스노브 효과' 때문
명품 '쇼핑백'으로 재테크…박스·포장지 있으면 더 비싸
AD
원본보기 아이콘


[아시아경제 박미주 기자]#명품 구매를 즐기는 최다현(36)씨는 얼마 전 에르메스 스카프를 산 뒤 매장에서 받은 에르메스 쇼핑백과 상자, 포장끈까지 합해서 3만원에 팔았다. 그는 매달 이렇게 쇼핑백 등을 팔아 용돈 벌이를 하고 있다. 가끔 질린 명품을 중고로 판매하기도 한다. 최씨는 "명품 쇼핑백을 올리면 판매가 꽤 잘 된다"며 "선물을 위해 쇼핑백과 박스까지 모두 구매하는 사람들도 있다"고 했다.
샤넬, 구찌, 에르메스 등 소위 명품이라 불리는 곳에서 제품을 사면 주는 쇼핑백. 보통은 물건을 사면 쇼핑백은 버린다고 생각하지만 명품 쇼핑백은 버리기 아깝다. 최대 수만 원에 거래되는 물건들이기 때문이다. 포장 박스와 더스트백 같은 부속품까지 있으면 값은 더 뛴다.

9일 한 중고 명품 판매 사이트에서 카멜리아(동백꽃)가 달린 샤넬 쇼핑백은 가로 52㎝, 세로 39㎝ 크기의 경우 5만5000원, 30㎝ 내외 크기의 쇼핑백은 3만5000원, 20㎝ 내외 크기는 2만2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에르메스의 경우 가로 59㎝, 세로 49㎝ 크기의 쇼핑백이 2만원에, 구찌의 가로 23㎝, 세로 17㎝ 쇼핑백은 2만원에 각각 팔리고 있다.

고가 제품의 쇼핑백들이 판매되고 있다./중고 판매 카페 캡쳐

고가 제품의 쇼핑백들이 판매되고 있다./중고 판매 카페 캡쳐

원본보기 아이콘

개인들이 물건을 내놓기도 하는 한 포털사이트의 중고 거래 카페에서는 명품 판매 사이트보다 다소 시가가 저렴한 편이다. 30㎝ 내외 크기의 샤넬 카멜리아 쇼핑백은 1만~1만5000원, 구찌 20㎝ 내외 크기의 쇼핑백은 1만원에 각각 판매되고 있다. 이 밖에 루이뷔통, 버버리, 프라다, 페라가모, 입생로랑, 불가리, 토리버치, 티파니 등의 쇼핑백들이 4000~1만원에 거래된다.
포장 박스와 부속품까지 있으면 값은 더 오른다. 중고 거래 카페에서 통상 샤넬 카멜리아 쇼핑백은 1만~1만5000원이지만, 신발박스와 쇼핑백까지 세트로 3만원에 판매된다. 쇼핑백에 더스트백, 박스까지 포함된 것도 3만원에 쇼핑백만 있을 때보다 두 배 가격이다. 어떤 판매자는 샤넬 카멜리아 쇼핑백에 박스, 카멜리아 장식의 물품설명서까지 4만5000원에 놓기도다.

이처럼 쇼핑백이 거래되는 이유는 저비용의 쇼핑백만으로 명품을 사용하는 것 같은 효과를 주기 때문. 개인들이 명품 쇼핑백을 사서 들고 다니거나 선물이 비싸보이게 포장하는 용도로 사용하고 있는 것. 이는 전형적인 과시형 소비로 꼽힌다. 서용구 숙명여자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본인이 구매력이 있다는 것을 명품 쇼핑백으로 보여주는 것인데, 실제 구매력이 크지 않더라도 명품 쇼핑백으로 과시적 소비를 하는 것"이라고 봤다.

여기에 본인의 명품을 중고로 되팔 때 명품 쇼핑백이 있으면 제값을 더 받을 수 있다는 점도 쇼핑백이 거래되는 이유다. 또 해외직구 등으로 선물용 제품을 샀을 때 포장이 없어서 중고로 구매하는 일도 있다. 이 경우 쇼핑백에 부속품까지 같이 판매했을 때 가격이 더 오르는 이유가 된다. 가짜 명품 업자들이 진짜인 것처럼 제품을 판매하기 위해 쇼핑백과 박스 등 부속품을 사들인다는 얘기도 있다.
에르메스 쇼핑백과 상자, 포장끈, 상자속지가 함께 판매되고 있다./중고 거래 카페 캡쳐

에르메스 쇼핑백과 상자, 포장끈, 상자속지가 함께 판매되고 있다./중고 거래 카페 캡쳐

원본보기 아이콘


다만 최근 달라진 점은 명품 쇼핑백 가격이 2~3년 전보다 다소 저렴해진 것이다. 포털사이트 중고 거래 카페에서는 2~3년 전 샤넬 카멜리아 쇼핑백이 2만~3만원에 거래됐으나 현재는 1만~1만5000원으로 절반 정도 값이 하락한 것. 구찌 쇼핑백의 경우 택배비를 제외하고 인터넷 사이트에서 4990원, 택배비를 포함한 7990원에 판매되고 있다.

이는 소비가 증가하면서 오히려 그 상품의 수요가 줄어드는 '스노브 효과(속물 효과)'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많은 사람들이 샤넬 쇼핑백을 들지 않았을 때는 희소성이 있고 과시 소비의 대상이 됐지만, 최근에는 명품을 든 사람들이 너무 많아 쇼핑백만 들고 다녔을 때 사람들이 알아봐주지 않기 때문에 가치가 떨어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미주 기자 beyond@asiae.co.kr
AD

<ⓒ투자가를 위한 경제콘텐츠 플랫폼, 아시아경제(www.asiae.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함께 본 뉴스

새로보기

이슈 PICK

  • 6년 만에 솔로 데뷔…(여자)아이들 우기, 앨범 선주문 50만장 "편파방송으로 명예훼손" 어트랙트, SBS '그알' 제작진 고소 강릉 해안도로에 정체모를 빨간색 외제차…"여기서 사진 찍으라고?"

    #국내이슈

  • 美대학 ‘친팔 시위’ 격화…네타냐후 “반유대주의 폭동” "죽음이 아니라 자유 위한 것"…전신마비 변호사 페루서 첫 안락사 "푸바오 잘 지내요" 영상 또 공개…공식 데뷔 빨라지나

    #해외이슈

  • [포토] 정교한 3D 프린팅의 세계 [포토] '그날의 기억' [이미지 다이어리] 그곳에 목련이 필 줄 알았다.

    #포토PICK

  • 신형 GV70 내달 출시…부분변경 디자인 공개 제네시스, 中서 '고성능 G80 EV 콘셉트카' 세계 최초 공개 "쓰임새는 고객이 정한다" 현대차가 제시하는 미래 상용차 미리보니

    #CAR라이프

  • [뉴스속 인물]하이브에 반기 든 '뉴진스의 엄마' 민희진 [뉴스속 용어]뉴스페이스 신호탄, '초소형 군집위성' [뉴스속 용어]日 정치인 '야스쿠니신사' 집단 참배…한·중 항의

    #뉴스속OO

간격처리를 위한 class

많이 본 뉴스 !가장 많이 읽힌 뉴스를 제공합니다. 집계 기준에 따라 최대 3일 전 기사까지 제공될 수 있습니다.

top버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