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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시비비]트럼프와 김정은, 다시 만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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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진수 선임기자] 미국 국무부가 우리에게 연일 대북제재 이행을 압박하고 있다. 개성공단 재가동, 금강산 관광 재개, 남북철도 연결 사업, 800만달러(약 89억5000만원)의 남북협력기금 집행에 대해 잇따라 딴지를 걸고 있는 것이다. "경제적 혹은 외교적 대북 압박을 성급히 덜어주는 것은 비핵화 목표 달성 가능성을 약화시킨다"는 이유에서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최근 싱가포르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에서 북한의 비핵화 완료 후에나 대북제재를 해제할 것이라고 거듭 확인했다. 반면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비핵화와 체제보장 조치의 '동시적ㆍ단계적' 이행을 거듭 주장하며 미국의 조치가 있기 전 북한이 "일방적으로 먼저 움직이는 일은 절대로 없을 것"이라고 맞섰다.

미국과 북한의 비핵화 협상이 답보 상태에 놓인 가운데 우리 정부의 중재역할도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지금 미국과 북한은 직접대화 채널을 구축해놓은 상태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미 세 차례나 평양을 방문했다. 북미 실무자간 접촉도 언제든 가능하다. 게다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고비마다 친서를 주고 받으며 소통하고 있다.

최근 남쪽을 바라보는 북한의 시선은 냉랭하다. 우리가 '비핵화 완료 이후 대북제재 해제'를 강조하며 미국과 공조하고 있다는 것이다. 북한 관영매체는 남한이 "민족 위에 외세를 올려놓고 북남 관계보다 동맹을 우선시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우리 정부의 입장이 매우 곤혹스러운 것은 분명하다. 남북은 '판문점 선언'에서 각계각층의 다방면적 교류ㆍ협력과 왕래ㆍ접촉 활성화에 합의했다. 그러나 대북제재에 저촉되지 않는 범위 안에서 일을 추진하다 보니 한계가 있었던 것이다.

북미의 비핵화 협상을 촉진하려는 우리 정부의 의지에는 변함이 없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3차 정상회담이 모색되는 것도 이런 맥락에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일에도 김 위원장이 비핵화 합의를 잘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폼페이오 장관은 조명균 통일부 장관에게 직접 전화해 대북제재 준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슈퍼 매파'인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주 사흘 연속 TV에 출연해 북한의 비핵화를 압박했다. "미국은 '싱가포르 선언'에 부응해왔는데 북한이 비핵화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 것이다.

특히 볼턴 보좌관은 북한과 이란의 핵협력 의혹을 제기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사용하지 않겠다고 선언한 '최대 압박'이라는 용어까지 입에 올렸다. 이는 김 위원장의 비핵화 의지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의 거듭된 신뢰 표명이 있었으나 정작 미 실무진의 인식은 다름을 보여준 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자국 내 정치적 필요에 따라 대화의 판을 깨고 싶진 않을 것이다. 북핵 문제에 진전이 있어야 오는 11월 중간선거에서 정치적 입지를 강화하고 2020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기 때문이다.

대화의 판을 깨고 싶지 않은 것은 김 위원장도 마찬가지다. 지난 4월 20일 노동당 7기 3차 전원회의에서 채택된 경제건설총력 집중노선을 달성하려면 대미관계 정상화가 필수적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싱가포르 북미정상회담 이후 답보 상태에 놓인 후속 협상을 본궤도로 올려놓기 위한 방법은 하나다. 사상 최초의 북미정상회담이 양쪽 최고 지도자의 결단으로 성사됐듯 이번에도 두 정상이 만나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돌파구를 찾기 어렵다.






이진수 선임기자 commu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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