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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늘한 기운 감도는 희미한 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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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트스페이스 휴 회화展 '그늘진 날'

정덕현_'너네는 나중에'

정덕현_'너네는 나중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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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경제 이종길 기자]정덕현과 최은숙, 황경현 작가는 회화에서 사물이나 장소의 이미지를 명확하게 가리키지 않는다. 자욱한 안개에 가로막힌 듯하다. 사실적이고 물리적인 대상이지만,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현실성이 결여돼 있다. 초현실주의의 데페이스망(일상적인 관계에서 사물을 추방해 이상한 관계에 두는 것)과 같이 사물과 군중의 흔적만 남은 장소에는 서늘한 그늘만 드리운다. 정덕현의 '너네는 나중에', 최은숙의 '커튼', 황경현의 다양한 드로잉에서 발견되는 특징이다.
최은숙 '커튼'

최은숙 '커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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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시 광인사길에 있는 아트스페이스 휴는 오는 31일까지 기획전 '그늘진 날'을 통해 이들의 작품을 전시한다. 정덕현이 먹, 호분, 아크릴물감 등으로 완성한 너네는 나중에는 너트 위에 올라탄 당당한 자태의 분홍색 비둘기와 그 위로 올라가지 못한 무채색의 비둘기를 극명하게 대비한다. 빛을 잃은 비둘기는 비정규직 노동자를 의미한다. 김현 큐레이터는 "비정규직, 성소수자 등 사회적 약자에 가해지는 부당한 차별과 사건의 비합리성을 지적하는 작품"이라고 했다.

황경현 드로잉

황경현 드로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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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은숙은 유행이 지난 실내 장식품에 주목한다. 패턴이 강조된 커튼과 샹들리에, 지나치게 커다란 몰딩 등이다. 불필요하게 부풀려진 오래된 장식들에서 한때의 화려함은 보이지 않는다. 빛바랜 쓸쓸함만 묻어있다. 황경현은 지하철, 터미널, 유원지, 광장 등 수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흩어지는 공간을 담았다. 표현 도구는 흑연, 목탄 등을 미세한 가루로 만든 안료분(顔料粉)과 점토를 섞어 물로 반죽해 다져 구운 콩테. 그는 "거리에 있는 군중이 종이 위에 수없이 비벼 봐도 온전히 자리를 잡지 못하는 검은 입자들 같다"고 했다. 김 큐레이터는 "짙은 콩테의 입자들이 때로는 세밀하게 때로는 스치듯 무심하게 서로 다른 시선을 하나의 화면에서 만든다"고 했다.




이종길 기자 leemea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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