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경제 조슬기나 기자] 프랑스 토털, 덴마크 머스크탱커 등 이란 진출에 적극적이던 유럽 주요 기업들이 잇달아 사업 철수 또는 축소계획을 발표했다. 이란 핵협정(JCPOAㆍ포괄적공동행동계획) 탈퇴를 선언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이란과 거래하는 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세컨더리 보이콧(제3자 제재)'까지 시사한 데 따른 여파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프랑스 정유업체 토털은 16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오는 11월4일 이전에 미국의 이란 제재로부터 예외를 인정받지 못하면 사우스파르스 가스전 개발과 관련한 모든 프로젝트를 중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토털은 "우리는 미국의 세컨더리 보이콧에 노출될 수 없다"며 "이로부터 회사를 보호하기 위해 미국, 프랑스 당국과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날 세계 1위의 해운사인 덴마크의 머스크라인의 유조선 부문인 머스크탱커 역시 "이란 내 고객사와 계약을 단계적으로 감축하겠다"며 "이란산 원유 수송 주문을 더는 받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독일 위터셸AG도 그간 사업을 진행해온 이란 측 파트너에 프로젝트 자금을 확보하지 못할 수도 있다고 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의 테헤란에 대한 제재 이후 토털부터 머스크에 이르기까지 유럽 기업들이 미국의 경고에 답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 재무부는 오는 8월6일부터 이란에 미 달러화 매수 행위를 금지하겠다고 밝혔고, 180일 후인 11월4일부터는 이란 중앙은행과도 거래를 중단한다. 여기에 존 볼턴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지난 13일 세컨더리 보이콧의 가능성을 언급하며 이란에 진출한 글로벌 기업들의 위기감은 더욱 커지는 모습이다. FT는 에어버스, 지멘스, 르노 등 이란에 투자한 다른 대기업들도 비슷한 압력에 처해있다고 꼽았다.
한편 EU 28개 회원국 정상들은 이날 불가리아 수도 소피아에서 열린 정상회의에서 미국이 일방적으로 탈퇴한 이란핵합정을 유지하기 위해 공동 대응키로 뜻을 모았다. 또한 EU 정상들은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제재를 재개하게 됨에 따라 피해를 볼 것으로 예상되는 유럽 기업들을 보호하는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조슬기나 기자 seul@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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